입춘(立春), 사랑은 깨어나고

by 밤과 꿈


요사이 먼동이 서두른다 했더니

문득, 오늘이 입춘이란다

겨우내 건조한 피부 탓으로 알았던

신경이 쓰이는 스멀거림도

봄기운을 먼저 느낀 세포가 하는

남사스러운 발정인 줄 알겠다

봄이 오면 온 세상이 발정 날 것이니

먼동을 따라 서두르는 발이

비로소 땀을 흘릴 것이고

메말랐던 나뭇가지에도

부끄러운 여드름이 돋아날 것이다

바라보는 먼산이 푸르게 물이 오르고

양지바른 흙바닥에서 그리움처럼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면

세상은 부끄러움도 없이

몸을 열고 화농 할 것이다

드디어 온 세상이 살판이 나서

미물도 더불어 어우러져

흐드러진 사랑을 나눌 것이다


오늘, 입춘은

사랑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봄기운에 기지개를 켜는 날.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그래도 이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