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망(迷妄)

by 밤과 꿈


마음을 에이는 바람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마음이 무너지는 낭패였을 것이다

내 마음에서 너를 솎아내는 일이

생살을 찢어 뜯어내는

마음에 낭자한 아픔이었듯이

기대하기로는

네 마음도 아픔에 눈물 흥건하기를

마음에 닿지 않는 생각으로

치졸한 복수를 되뇌곤 했었다


치기 어렸던 시절은 가고

이제 어스름에 머무는 시간

심란한 마음에다

하릴없이 군불을 지피며

되새김질하는 지난 시간들


위로는

떠오른 초저녁 달이 창백하고

달빛을 받고 흔들리는 마음

그림자가 너무 애달퍼서

뜨거워진 마음에 재를 뿌리고

손을 털고 일어서는 즈음

스치는 바람에 마음이 베이듯

섬뜩한 깨달음을 얻는다

잊는 아픔보다 지독한 것이

잊히는 아픔이라는 사실을


너를 잊으려는 시간이

내가 잊히는 시간이었으니

잊은 듯 보낸 시간들 위에

불치의 아픔을 안고 있었으니

여태 미망에 빠진 내가

마음이 흔들리다 무너지는

낭패를 보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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