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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유 Jul 24. 2024

만약에 우리


 너의 새벽은 잘게 부서지는 걸 알아. 눈꺼풀에 머리를 대고 네가 꾸는 꿈을 꿀 수 있으면 좋겠다. 하루의 마지막 장면을 만지고 싶어서 허공에 두 팔을 벌려본다. 우산을 쓰고 품 안에 낙하하는 장면을 그리고 그린다. 내 심술은 소매를 조금 더 잡아보는 것.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기에는 맴도는 말이 많고. 달은 길게 자라나고 내가 잠에서 깨면 밤의 껍질이 깨어져 흩어지는 아지랑이 되고. 손가락 마디마디를 소금에 찍어 먹고 싶다. 우린 너무 닮아서 네가 자꾸 눈에 밟혀. 만약에 말이야, 만약에.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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