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이, 왜 나뭇잎이 되었어, 물으면 지영이는 뻐꾹뻐꾹 운다. 지영아, 갖고 싶은 것이 있어? 없어요 그런 거. 그럼 볕 좋은 곳이라도 알려줄까. 응, 좋지요. 지영이가 살랑살랑 몸을 흔들 때마다 못 견디게 사랑스러워서,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지영이에게 필요한 환경을 찾아 헤맸다. 그러다 가끔 가시덤불에 찔려서 피가 나기도 하고,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다리를 절기도 했다. 나는 내가 벌써 여러 번 빨아서 가장자리가 해진 곰인형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 지영이는, 나의 지영이는. 안 변했으면 했다. 그래도 별 수 없었다. 어린 시절 내 몸은 애벌레가 갉아먹어서 갈색으로 변해버린 부분이 있었고, 우리 지영이에게도 같은 일을 겪게 할 수는 없었으니까. 내가 열심히 움직이는 수밖에는 없었다. 지영이가 가끔 새벽에 나뭇가지 너머로 나를 들여다본 것도 같다. 늘 그랬듯이 사뿐사뿐 다가왔다. 슬픈 일 있으세요, 아니야, 아니야. 그저 달빛이 너무 눈부셔서 낮잠을 자다가 깨었을 뿐이야. 그러니까 어른들은 왜 울음을 숨겨요? 하고 이상한 질문 같은 거 절대로 하면 안 된다,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