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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인 Jul 12. 2024

꽃으로 살리라!

굳건히 살아내리라


제주 올레에서 자연과 가까이 맞닿은 곳에 가면 걸음을 살펴야 한다. 무심코 걷다가는 꽃을 밟을지도 모르기에.


돌길을 걸으며 무심코 아래를 보았더니 작은 꽃들이 시선을 끌었다. 바다의 짭짤한 냄새에 온몸을 덮어쓰느라 향기는 애초부터 없을 법한 작은 꽃들이었다. 아래로 시선을 주지 않았다면 커다란 돌길의 틈 사이로 피어난 꽃들을 밟고 너무도 무심히 지날 뻔했다. 그 거친 길에 노오란 꽃잎이 작지만 강렬하게 자신의 생명력을 드러내고 있었다.


나의 시선을 낚아챈 작은 꽃들을 바라보며, '너는 나보다 강인하구나!' 경탄의 인사를 건네 보았다.

그리고 묻고 싶어졌다. '무엇이 너를 이렇게 피어나게 했니? 너의 강인함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거니?'


그저 앞만 보며 걸었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돌바닥 틈새 꽃들은 아마도 무심히 내 온몸의 무게를 실어 밟고 지났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샛노랑 꽃잎을 하늘 향해 쳐들고 살아있음을 뽐내지 않았을까?

내가 무심했어도 이 꽃은 하늘을 향한 사랑과 그리움을 강인한 생명력으로 증명하지 않았을까?

노오란 작은 꽃을 보며 그것과 하늘이 나눈 은밀한 대화를 잠시 엿들은 느낌이 들었다.


나에게 주는 메시지는 간결하다.

"그러므로 향기 없는 작은 꽃으로라도 강인하게 살아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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