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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

미련인가? 사랑인가?

by 자유인

구름 가득 궂은날

석양의 뒤태를 보니


갈 때가 아니라며

끙끙 앓는다


요란한 뒤태

미련인가

아쉬움인가


어둠이 오니 알겠더라

한없는 사랑임을


퇴근 길에 본 도시의 일몰

어제 날씨는 구름이 잔뜩 낀, 그러나 비는 오지 않는 그야말로 '흐름'이었습니다.


퇴근길에 일몰을 보며 가슴이 아련해 왔습니다.


맑은 날, 깨끗하게 넘어가는 해를 보며,

아름답다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정리되고 깔끔한 작별 같은 일몰은 아니었으니까요.


옅은 구름 틈을 비집고 나오는, 감출 수 없는

태양빛의 강렬함은 참 요란해 보였습니다.


떠날 때 거~ 참~ 요란스럽다.

잠시 태양에게 면박을 줬습니다.

그때, 양철냄비 마구 두드리는 산란한 소리가 들리는 듯했습니다.

마음에 감춰둔 이 요란한 것이 무엇인가 보니 아쉬움과 미련이 떠오르더군요.


아.. 미련, 그래. 참 요란한 마음이지.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깜깜한 밤이 되니 퇴근길에 본 일몰이 생각나더군요.

사랑이었구나.

사랑도 이런 것이구나.


그제야,

저도 그 저녁의 태양과 완전히 작별하고

고맙다. 참 고맙다.

인사하게 되더군요.


미련도 지나고 나면 사랑이 되기도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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