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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소현 Jun 12. 2021

양은냄비보다는돌솥

돌솥의 진정한 의미

"양은냄비보다는 돌솥 같은 그룹이 되자"


내가 팀으로 활동을 했던 시절, 우리의 팀훈이었다.


빠르게 성공했다가 잊히기보다는 

오랫동안 사랑받는 그룹이 되겠다는 의미였다.


우리 팀은 아쉽게도 결과적으로는

양은 냄비처럼 빠르게 달아올랐다가 빠르게 식었지만

내 인생의 좌우명으로 '돌솥 같은' 은 늘 자리하고 있었다.


'난 돌솥 같은 사람이야, 잘 버티고 있어'

힘들고 지쳐 나한테 해주는 응원을 하고 있을 때

문득 드는 생각.


'지금까지 내가 본 것은 냄비라는 사물의 상태였나?'

다시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제야 보이는


냄비 속의 물


양은 냄비의 물은 빠르게 끓는 대신 

빠르게 식는다.

돌솥의 물은 천천히 뜨거워지고 

오래 끓고 천천히 식는다.

단순히 그걸 말하려는 게 아니다.


돌솥의 물은 양은냄비의 물보다 

몇 곱절의 고통을 감내한 것은 아닐까?


돌솥이 달궈지고 물에 열기가 전해질 때까지의 기다림과 

끓는 순간부터 식을 때까지 뜨거움을 버티는 인내가

바로 인생을 살면서 겪게 될 고난과 시련인 건 아닐까?


오래 뜨거울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수많은 풍파를 이겨내고 버텨낸

과정의 결과물이었을 텐데..


몰랐다.

내 생각이 얕았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알겠다.

지금의 나의 고난과 시련은 나의 좌우명처럼

뜨거워 지기 위해 겪어야 하는 마땅한 기다림의 과정이라는 것을.


12년 만에 내 좌우명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었다.


"양은 냄비보다는 돌솥 같은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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