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안에 수많은 불빛들
각각의 불빛을
다양한 형태의 가구들이
채우고 있겠지.
누구는 보증금 500에 200
누구는 보증금 1000에 150
누구는 전세가 2억
누구는 전세가 5억
누구는 매매가 1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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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어왔는지에 따라
얼마에 살고 있는지 모른 채
같은 불빛을 내뿜으며
같은 척하는 아파트
기준이 뭔지 평균이 뭔지
같은 주소 같은 면적
같은 건 많지만 다름의 폭이
너무나 큰 같은 공간의 값
그 값이 답은 아닌데
그 값이 다가 아닌데
아파트는 당황스럽겠다
본인은 달라진 게 없는데
그냥 그 땅에 그 자리에
가만히 지금까지 있는데
'왜 나만 보면 힘든 얘기만 하지?'
'도대체 뭐가 달라진 거지?'
'누가 이렇게 만든 거지?'
'난 그들의 쉴 곳이 되려 여기 있는 건데..'
이 자리를 지켜온 이 상황을 지켜본
아파트가 참다 참다 말한다.
“꼴값 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