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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소현 Jun 15. 2021

아파트 왈

아파트 안에 수많은 불빛들 

각각의 불빛을 

다양한 형태의 가구들이

채우고 있겠지.


누구는 보증금 500에 200

누구는 보증금 1000에 150

누구는 전세가 2억

누구는 전세가 5억

누구는 매매가 10억

.

.

.


언제 들어왔는지에 따라

얼마에 살고 있는지 모른 채

같은 불빛을 내뿜으며

같은 척하는 아파트


기준이 뭔지 평균이 뭔지 

같은 주소 같은 면적

같은 건 많지만 다름의 폭이

너무나 큰 같은 공간의 값


그 값이 답은 아닌데

그 값이 다가 아닌데


아파트는 당황스럽겠다

본인은 달라진 게 없는데

그냥 그 땅에 그 자리에

가만히 지금까지 있는데


'왜 나만 보면 힘든 얘기만 하지?'

'도대체 뭐가 달라진 거지?'

'누가 이렇게 만든 거지?'

'난 그들의 쉴 곳이 되려 여기 있는 건데..'


이 자리를 지켜온 이 상황을 지켜본

아파트가 참다 참다 말한다.


“꼴값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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