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편이다.
부상, 코로나, 야근 등 여러 사유로 쉬어가는 기간이 있기는 했어도 결국은 연어마냥
어떻게든 운동이 있는 자리로 돌아오곤 했다.
운동이 쉽고 마냥 재미있어서 그런 건 물론 아니다.
나는 서른이 거의 다 되도록 내가 몸을 쓰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부류라 생각하며 살았다.
워낙 몸이 삐걱거리고 타고난 체력이 좋질 않으니 의무적으로 운동을 해왔을 뿐
운동에 재미라는 걸 느껴본 것은 상당히 최근의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꼬박꼬박 운동을 가야 했던 내가
정말정말정말 운동 가기 싫은 날 되뇌곤 하던 아주 간단한 질문이 있다.
운동을 가서 후회한 적이 있나?
운동을 가기로 마음먹으면
가기 전, 심지어는 가서 운동을 하는 중에도
'Aㅏ......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괜히 왔나......'
너무 힘들고 울고 싶고 집에 가고 싶고 엄마 보고 싶고 정말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데...
일단 끝내고 센터를 나오는 순간,
마음과 머리가 너무 상쾌하고 날 것처럼 가볍고 (비록 몸은 너덜거리지만)
가장 원초적인 성취감과 만족감과 후련함 대견함 등등
세상 모든 긍정적인 감정들이 머릿속에서 잭팟마냥 터지면서
와, 오늘도 찢었다. 역시 오길 잘했어.
하는 생각이 든다.
쇼츠 500개 정도는 소비해야 나올 도파민이 한 번에 몰아서 터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안 가서 후회한 적은 물론 많다^^
(정확하게는 안 갔던 모든 날 하루도 빠짐없이 후회를 했다)
갔어야 했는데 오늘은 진짜 가려고 했는데 아 또 못 지켰어 난 진짜 의지박약인가 아롲대랴더래ㅑ럳ㄴ래댜
같은 생각과 함께 찾아오는 자괴감 우울함 무기력감들.
인류의 역사를 하루(24시간)로 환산하면,
0시 - 23시 40분까지가 원시시대(채집/수렵 중심)에 해당된다고 한다.
결국 인류는 불과 20분 안에 농경> 산업화> 정보화를 거쳐 현대의 좌식 중심 생활을 하게 된 건데,
그건 인간의 DNA가 새로운 생활양식에 적응해 진화하기에 턱없이 짧은 시간이다.
즉, 우리는
밖에 나가 뛰어다니면서 사냥을 하고 나무에서 열매를 따먹는 데에 적합하게 설계된 몸을
거의 하루종일 의자에 구겨 넣은 채 괜찮기를 바라며 살고 있는 셈이다.
별다른 짓을 하지 않아도, 평범한 생활만 해도, 몸이 멀쩡할 수가 없다는 이야기다^^
밖에서 굴리는 차, 밖에 입고 나갔다 온 옷, 신발 등등은 주기적으로 보살피고 세탁하면서
매일 용도에 맞지 않게 혹사시키고 있는 내 몸을 살피고 관리하지 않는다는 건 대단히 놀라운 배짱이다.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월요일, 화요일, 목요일.
때로는 화요일, 목요일, 금요일.
어떻게든 주에 세 번은 운동을 가려고 노력한다.
매일 40분-1시간 반을 걷고,
종일 비슷한 자세로 굳어져 있는 몸을 이완시키기 위해 틈만 나면 스트레칭을 한다.
그럼에도 아직 여기저기 쑤시는 구석이 많지만
마법의 주문을 외우며★★★ 쇼츠 500개 분량의 도파민을 주기적으로 맞다 보면
훨씬 더 매끄러워진 몸과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낼 수가 있다.
운동 왜 안 가?
혹시 운동 가서 후회한 적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