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장 그리움의 시작, 그리고 사랑에 가까워지는 마음
다음 날 그들은 카페에서 만났다.
염색한 그녀의 머리가 괜스레 이상하게 보였다.
그리고 그 이상함이 그의 마음 한쪽에 알지 못하는 무엇을 남기는 것 같았다.
이 또한 나중에야 그 이상함의 이유를 알았다.
그녀는 유독 그날 많은 이야기를 했다.
인생철학 같은 이야기를 하였다.
행복이 어디에서 오는지, 기다림이 있는지, 황혼의 삶을 정말 아름답게 살 수 있는지,
일반적인 사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의 주제가 아니었다.
왠지 그날은 그녀가 굉장히 나를 피곤하게 하는 사람 같았다.
그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기를 비교해 보았다.
지난 세월이 행복했는지,
아내가 죽기 전에는 그냥 삶의 그 자체가 행복이 아니었나 싶었다.
그리고 그 후 행복이란 까맣게 잊어 버렸다.
하루의 지루하고 답답함, 그냥 살아가야만 하는 하루하루,
황혼이 무엇인지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도 잊어버린 지가 오래된 것 같았다.
그녀는 “지금이라도 아들과 같이 살면 되지 않느냐? 라고 조언했다.
그러기엔 너무 늦었고 이제 황혼의 의미를 찾아보겠다고 했다.
그렇다, 그가 그녀를 만난 후 그는 자신의 현재 삶에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찾은 것 같았다.
지루함과 답답함은 벌써 잊어 버렸고 하루하루가 가슴 뛰는 날들이 되어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라만 보아도 가슴 설레고 이야기만 들어도 미소가 지어졌다.
그는 이것이 행복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는 씩씩하게 이야기하였다.
“향란 씨를 만난 후부터는 내일이 기다려지는 하루를 삽니다,
다음 날이 왜 이리 늦게 오는지, 하루가 왜 이리 빨리 가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자기도 혼자 살지만 가족이 가까이 살고 있어 혼자 산다고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했다고, 그냥 혼자 잠을 잔다고 느낄 정도다.”라고 했다,
그러나 가끔은 외로움도 느끼고 혼자인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잘 안다고 했다.
더하여, 그를 본 이후 왠지 자기와 가까이 있었던 사람이 저만치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낯선 사람이 아닌 그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을 우연히 만났다는 그런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말을 걸어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처음 본 사람이었지만 서먹서먹하지가 않았고 또 대응을 쉽게 하여 주어서 고마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