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을 잊기엔 내가 너무 진심이었다.
나의 진심 어린 고백은
너에게 부담이 되었다.
결국 차였지만
또 너에게 발신 제한이 왔다.
불안하고 망설이는
한숨 소리에
나는 침묵했다.
그리고 개강 이후
같은 수업을 듣게 되었다.
하지만 수업을
취소하지 못했고
다음 주 수요일 오후 1시
인간 심리학 수업 시간을 기다렸다.
친구들과 모여 강의실에 들어갔지만,
집중이 되지 않는다. 그 누구의 말도...
심장은 초조해졌고
계속 나는
강의실 문을 주시하고 있었다.
수업 시작 10분 전...
수업시작 5분 전...
핸드폰 시간을 켜면서
나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예의주시했다.
맞다.
아무렇지 않은
내 마음속에서는
그를 애가 타게 기다리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가 나타났다.
두리번 거린다.
자꾸 누구를 찾는 것 같다.
재빨리 나는
눈을 피해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
친구들의 화제 속으로 집중하는 척했다..
그러나 자꾸 쳐다보는 눈빛이 느껴진다..
피하고 싶다.. 제발..
하지만 그 눈빛이 이상한지,
친구들도 나를 동시에 쳐다본다..
그 눈빛에 내 얼굴이 뚫리는 것 같았다..
내 속마음도 함께...
그 순간을 나는 버텼다...
아마 자존심 때문이겠지.
휴... 다행히 그가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몰래,
뒤에서 나는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안 보려고 해도
그냥,
자꾸만 눈이 갔다.
내 마음은 이미
그를 따라가고 있었는지 모른다.
교수님이 결국 출석부에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순간,
그의 한숨 소리와
짧지만 깊은 망설임이 들렸다.
그리고는,
조금의 정적 끝에
조금은 쑥스러움이 섞인 듯한,
조금은 단호한,
"네!"
그의 목소리가 교실에 울렸다.
그리고 매주 수요일
그를 마주쳤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나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네가 나한테 인사를 해?'
그를 빤히 쳐다봤다..
그는 무안했는지,
어색한 손사래를 치며 자리에 앉았다.
조금 속이 후련했다.
일부로라도 어색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참...
내가
많이
좋아하고
있었나 보다.
그 어색함 분위기 속에,
피하면 되는데
신경 쓰였다. 그가...
가끔씩 안 나오는 그를 위해
나는 수업 과제 준비를
그에게 문자로 알려주었다.
'고마워ㅎㅎ
우리 다음 주에 개강일에 보자.'
그래.
나도 어쩔 수 없나 봐..
그 사람을 좋아하는 건..
인정하자.
그리고 친구로 지내야지.
어쩔 수 없는 내 마음을
내려놓기로 했다.
좋아하지만, 그냥 지켜봐야겠다.
그리고, 계속 누군가
내 싸이월드에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그인 것 같았다.
일기장에 내 마음을
구구절절 솔직하게 적어놨다..
그가 보고 있어!ㅎㅎ
내 마음 있는 그대로 적어볼까?
후회하지 않게..
매일매일 일기를 썼다. 4년간 그가 보라고...
하지만..
네가 행복했으면 하는 내 마음이,
나의 싸이월드 일기장이,
누군가에게는
8년 동안의
집착과 후회,
미련이
될 줄을 몰랐다.
18년이 지난 이후,
그날을 회상하고
그 감정을
기록으로 남기며
20대의 너와 나를
다시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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