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이스탄불

언제나 새로운 발견

by 감백프로

2016년 9월 말에서 10월 초 스페인에서의 휴가를 보낸 후 약 4개월 뒤 2017년 2월 초,

현장에 설치 예정인 건물과 비행기를 이어주는 ‘탑승교’라는 시설물의 제작여부 검수를 위한 현지공장 출장을 공무차장님과 함께 가게되었다.

현지공장은 터키에 있었으며, 터키를 가려면 이스탄불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이스탄불은 군대를 제대한 2010년 8월, 모 건설사에서 채용연계형 인턴계약(정규전환 면접 탈락)이 끝난 2014년 12월에 두 번 다녀왔다. 당시 두 번을 다녀와서 출장을 가는데에 의의를 두었다.

2017년 2월 5일 적도기니 말라보에서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하여 이스탄불로 도착하였다. 이스탄불에 도착하자마자 함께 탑승교 공장 검수를 하게 될 모 공항공사 직원분들 및 제작업체 관계자분을 만났다.

현장의 탑승교 납품 및 설치 관련, 발주는 그 당시 내가 몸담고 있었던 모 건설사에서 하였고, 계약상대자는 모 공항공사와 관련기술을 가진 한국 제작업체였으나, 실질제작의 경우 한국에서 적도기니 현장으로 탑승교가 오는 물류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터키 현지 업체에서 실시를 하였다.

(보통 공공기관에서 공사발주를 하고 건설사는 계약상대자가 되는데, 공항이라는 현장의 특성상 탑승교 관련 기술을 가진 공기업인 모 공항공사가 건설사의 하도급업체처럼 보이는 모양새가 되었는데, 앞으로 겪어보지 못할 새로운 경험이었음)

그래서 터키로 공장검수를 오게 되었다.

도착하자마자 공항공사 관계자분 께서 한식과 소주가 먹고싶다 하여서 블루모스크 인근 한식당에서 삼겹살을 먹었고, 식후로는 호텔에 가서 꼬냑을 먹었다. 그당시 나는 해외에 오자마자 한식을 먹는 것과 호텔방에서 술을 먹는거에 대해 불편함을 느꼈다. 특히 호텔방에서 술을 먹는 행위는 현재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해외출장 패턴과 유사하여 공공기관 특유의 해외출장 문화구나라는걸 나중에 느꼈고, 이 문화 때문에 출장을 꺼려하게 되었다.

입맛이 안맞아서 한식을 먹을 수 있지만, 이왕 현지에 왔으면 현지 로컬음식과 음주문화를 느껴봐야하고, 호텔방에서 술을 먹는건 호텔에 투숙하는 분들에게 민폐를 주는 행위라고 여전히 생각하고 있다.


불편한 첫날 저녁을 보내고 2017년 2월 6일 둘째날이 되었다.

이날은 이스탄불에서 아시아지역방향으로 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헨덱이라는 지역에 소재한 탑승교 제작 공장으로 이동하였다. 숙소가 블루모스크와 아야소피야 성당이 있는 관광지역내에 있어서 유럽지역과 아시아지역으로 이어주는 페리를 타고 아시아지역으로 이동하였는데 차 통째로 배에 타서 이동하는 게 그저 신기하기만 하였다.

페리를 타고 이동하면서 본 이스탄불 (왼쪽은 아시아지역, 오른쪽은 유럽지역)

현지 공장에 도착해서 현장에 설치될 탑승교 검수를 반나절동안 하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탑승교 유리 색깔이 공항청사의 전반적인 건축물 색깔과는 조화가 되지 않은 점이었는데, 알고보니 현장소장님이 픽 한 컬러라 해서 그런가보다 했다.

공장검수를 마치고 이스탄불로 복귀하니 어느덧 해가 지고 저녁식사를 할 시간이 되었다.

저녁식사는 현지 음식인 항아리캐밥이었고, 항아리를 불로 데워서 다 되면 항아리를 깨서 먹는 모습은 이 전 두 번의 이스탄불 방문에서 보지 못한 모습이었고, 나름 이스탄불에 와서 제대로 캐밥을 먹었구나 하는 걸 인증하였다.

2017년 2월 7일 셋째날이 되었다.

이 날은 주로 이스탄불 유명관광지가 아닌 시내투어를 하는 날이었다. 하필 공무차장님을 제외한 나를 포함한 관계자분들이 이스탄불 유명관광지를 다 보고 오는 바람에 관광객들이 주로 가지 않는 시내를 투어하게 되었다. 시내 곳곳에 옛 오스만 제국시대의 흔적인 성벽과 성문을 보게 되었고, 바자르에 가서 현지인들의 분주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저녁시간이 되어서는 보스포러스 대교까지 가는 크루즈투어 겸 저녁식사를 하였다. 크루즈투어에서는 터키 현지 전통 춤 공연이 함께 진행되었다.

배를 타고 야경을 보는 것도 처음이어서 사진보다는 눈으로 야경을 담으려고 했다.

특히 이스탄불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인 작은 모스크 ‘오르타쾨이’를 눈으로 담으려고 했다.

(오르타쾨이의 실내는 추후 연재될 에피소드에서 소개할 예정)

야경은 낮의 이스탄불 풍경보다는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처음 경험하는 부분에서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2017년 2월 8일 이스탄불에서 마지막 날이 되었다.

서울로 가는 비행기가 늦은 저녁시간대여서 전날에 이어 배를 타고 흑해 인근까지 가는 투어를 하였다.

배를 타면서 보는 이스탄불 풍경에서는 오스만 제국의 이슬람 중심 양식에서 19세기 전형적인 유럽에서 성행한 양식이 조화된 건축물들의 전개였으며, 유럽과 아시아를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이스탄불을 맛볼 수 있었다.

피에르로티 언덕에서의 이스탄불 풍경(왼쪽)과 흑해 초입(오른쪽)

흑해를 찍고 피에르로티 언덕으로 와서 이스탄불 전경을 보고 서울로 가는 비행기를 타면서 세 번째 이스탄불 방문을 마치게 되었다.

세 번째 이스탄불 방문에서 3일연속 배를 타면서 이스탄불의 퓨전에 대해 맛을 볼 수 있었고, 항아리캐밥도 먹게 되면서 이스탄불은 두 번 와봤지만 나에게 있어서 여전히 새로운 곳이었다. 비록 같이 간 관계자들의 한식당을 직행하거나 굳이 호텔방에서 술을 먹는 특유의 공공기관 출장문화를 체험하게 되서 불편하였지만, 이 또한 나에게 있어서 새로운 발견이었다.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적도기니를 갈 때 스쳐지나간 파리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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