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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문정 Aug 05. 2023

창(窓)


커튼 빨던 날

휘장처럼 드리웠던

커튼을 걷어내고

오랜만에 마주한 창


넓은 창은 그날 밤

가리개 없이 온전히

밤의 신비를 그려내고


창은 슬라이드가 되어

블루 사파이어 빛

우주의 마술을 보여주었다.


지중해 빛깔을 띤 하늘은

초롱초롱한 별들을 품고

별들은 은빛 전설을 뿌렸다.


구름은 밤기차를 탄 채

쉴 새 없이 달렸지.

때론 빠르게 때론 은근하게


커튼 빨던 날

잠자리에 누워 바라본 창밖 풍경은

밤처럼 어둔 마음에

달처럼 환한 꿈 한 그루 심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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