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낭만주의 화가 테오도르 제리코 작품 <메두사의 뗏목> , 루브르 박물관 소장
슬라이드 낱장 같은 얇은 비닐마다
아스팔트 빛 시간과 함께 살아 온 흐린 모습
프레스코 벽화에 채색되듯 켜켜로 새겨져 있다.
낡은 영사기 돌다 멈추듯
잘린 기억의 한 면 한 면
홀로그램 되어 어른대다 사라지고
물결 닮은 푸른 비늘
공작 깃털처럼 파르르 떨다
팔랑팔랑 하나 둘씩 날아간 후
검초록 바다 위 구조를 기다리다
위태로이 떠돌며 인육을 먹어야 했던
'메두사의 뗏목'사람들 가슴에 찍힌 낙인
그들이 그림 속에 갇힌 채 끝없이 절규하듯
모래기둥 솟은 지상의 왕국에 머물기 위해
무수히 박힌 가시들 물 빛 바람에 흔들린다.
2006 <문•학•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