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의 외침

by 하늘아래



새벽시간 잠자리에서 썼던 글 때문인지 두어 시간의 짧은 잠을 자는 동안 선명한 꿈을 꾸었다.

수면과 깨어남 사이에 아주 얕은 구간을 지나 마치 잠든 적 없던 것처럼 눈을 떴다.

분명 심장의 박동을 느끼지 못하는데도 그 언저리에서 강렬한 느낌이 전해졌다.

교장 선생님이 나왔다. 직원들도 나왔다. 처음으로 학교 꿈에서 내가 주체적으로 등장했다.

난 교장선생님께 소리 높여 간청인지 비판인지 구분할 수 없는 말을 하고 있다. 옆에 있던 교감선생님께서 놀란 눈으로 나를 나무라시며 교장선생님의 눈치를 보는데 그녀에게도 역시 마찬가지로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당신의 힘을 인식하세요. 그리고 그 힘을 제대로 써야 해요. 왜 그냥 두고 보고만 있는 건가요. 그냥 좋은 사람이 되는 것에 만족하지 말아요. 당신도 그걸 원치 않는다는 걸 알아요.

삐에로 가면에서 나와서 진짜 당신의 자리가 갖는 그 힘을 행사하세요. 그래서 사람들을 구하세요. 침묵 속에서 사람들이 결국 이기심에 굴복하지 않도록."

"왜 침묵하세요. 왜 방관하시는 거예요. 보이잖아요. 당신은 올바른 조언을 해야 할 책임이자 힘이 있어요."


두 번째 장면이다. 한 명에게 일이 몰린 상황에서 당사자는 자신의 불행을 탓하며 억울해하고 있고, 나머지는 뒤돌아 안도를 앞으로는 어색한 침묵을 하고 있다.

"앞으로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될 거예요. 다음은 우리 중 누가 되겠지요. 누구 하나를 불행하게 하는 대가로 나머지의 안정을 담보하지 말아요 우리. 다 같이 나누어져요.

결코 내가 손해 보는 일이 아니에요. 우리는 언제나 '혼자'가 아니라 나눠질 사람들이 있는 '함께' 속에서 더 안전하고 평온할 수 있어요.
누군가의 불행을 내가 아닌 다행으로 여기지 말고, 우리 안의 악의에 손쉽게 지지 말고, 그 사람의 손을 다 함께 잡아요.

그럼 우리는 더 큰 선의에 연결되고 혼자일 때보다 손쉽게 내 안의 악의를 물리칠 수 있어요.

누구 하나에게 무거운 책임을 지우는 대신 다 함께 책임을 나누어지면 누구도 힘들지 않아요.

혼자일 때의 무게와 나누어 든 무게의 합은 결코 같지 않아요."

잠에서 깨어 신들린 듯 꿈을 적어내려 갔다.

한 번도 제대로 소리 높여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하지만 내 안에 가득 차 있던 이야기를 꿈속에서 시원하게 내뱉고 나니 조금 더 나를 사랑하는 길에 다가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늘 조용한 풍경 같던 어린 시절 나는 실은 이런 말들을 가득 품고 있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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