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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Oct 17. 2022

갑자기 '코피스족'으로

100일 글쓰기(20일 차)_커피

동네의 낡은 건물들이 리모델링을 시작하면서 1층에 유명 브랜드의 카페들이 하나둘씩 들어섰다. 집에서 지하철까지 가는 10분 거리에 대형 카페에서 소형 카페까지 대략 10개 정도는 매일 아침 문을 연다. 대한민국 커피 소비량이 늘어남에 따라 동네 카페도 많이 늘어났다. 전 세계 인당 연간 소비량은 1.8kg으로 57위로 1위인 네넬란드의 8.3kg 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도시인의 체감상으로는 국내의 커피 소비량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도 하루에 한잔 이상은 커피를 마신다. 최근에는 아침마다 도서관에 갈 때 집에서 커피를 내려서 텀블러에 담아 간다.

아침마다 도서관에 갈 때 집에서 커피를 내려서 텀블러에 담아 간다.

아침 출근길에 보면 일찍부터 카페 안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창가에 노트북을 켜 놓고 무슨 작업을 하지는 몰두해 있는 ‘코피스족’이나 ‘카공족’을 보곤 한다. ‘코피스’는 커피(Coffee)와 오피스(Office)의 합성어로서 카페에서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신조어이고 ‘카공족’은 카페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말한다. 딸내미는 대학 졸업반 때 취업준비를 한다고 하루 종일 카페에 가서 ‘카공족’을 자처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냥 집에서 취업 준비하면 더 나을 거 같은데 카페가 더 효율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은 내가 그곳에 앉아서 ‘코피스족’을 흉내를 내고 있다.


오늘도 새벽부터 <1984, 조지 오웰 지음, 2003년, 민음사>를 한 시간 정도 읽고 독서동아리 밴드에 간단하게 요약해서 인증을 한다. 목청을 가다듬고 <구십도 괜찮아, 김유경 지음, 2021년, 남해의 봄날>의 한 개 에피소드를 낭독 녹음해서 모친께 카톡으로 문안 인사를 드린다. 그러고 나서 후다닥 모닝 일기를 쓰면 아침 일정이 마무리된다. 도서관에는 9시까지 도착하기 위해 부지런히 집을 나선다. 도서관에 도착하니 현관 출입구가 잠겨있다. 아뿔싸! 매주 월요일이 휴관이란다. 집에 돌아가기는 좀 아쉬워서 동네 스타벅스를 찾아 따뜻한 커피향을 온몸으로 느끼며 창밖에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커피향을 온몸으로 느끼며 창밖에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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