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교육원 조리과에 입학하고나서 참여한 첫 조리실습이다. 첫 번째 과제는 계란의 응고성을 익히기 위해 '알찜'과 '캐러멜 커스터드푸딩' 이다. 계란의 흰자(난백)와 노른자(난황)는 열을 가하면 각각 응고하는 온도가 다르다. 흰자는 60℃에서 시작해서 65℃에서 응고되고 노른자는 65℃에서 시작해서 70℃에 완전히 응고된다.
계란 반숙을 할 때 흰자는 완전히 익고 노른자만 반숙이 되는 원리를 이제야 이해가 된다. 추가적으로 푸딩을 조리할 때 섞인 설탕은 응고점을 높여주고, 알찜에 넣은 소금은 응고점을 낮쳐준다. 두 가지 요리를 실습하는데 이론적으로 학습을 한 후에 조리를 하니 왠지 더 똑똑해지는 느낌이 든다.
냄비에 우유와 설탕을 넣고 약한 불에서 천천히 덥힌다. 설탕을 은근하게 녹인후에는 불을 끄고 식힌다. 캐러멜 소스를 만들기 위해 프라이팬에 설탕과 식용유를 넣고 약한 불로 서서히 색깔이 변할 때까지 녹인다. 팬에 연기가 나면 불에서 팬을 멀리해서 식혀주었다가 다시 녹이기를 반복한다.
푸딩 그릇에 캐러멜 소스를 0.2cm 깔고 물이 바닥에 깔린 냄비에 넣고 냉각시킨 후에 식용유를 따라낸다. 식힌 설탕우유와 소금과 바닐라 향을 넣은 계란물을 섞어서 체에 내린다. 푸딩 그릇에 내용물을 90% 정도 채운 후 170℃ 오븐에 중탕으로 30분간 굽는다. 이때 오븐 트레이에는 물을 흥건히 담아서 그 위에 푸딩 그릇을 올려놓는다. 완성된 푸딩은 식힌 뒤 뒤집어 틀에서 꺼낸다.
1인분을 기준으로 조리하다 보니 생각보다 양이 적었다. 그것도 두 군데로 나누어서 쿠킹을 하니 푸딩의 두께가 생각보다는 얇았다. 오븐에서 캐러멜이 녹기는 했지만 충분하지를 않아서 그릇에 달라붙어 있는 캐러멜이 꽤나 두꺼워 보였다. 접시에 두 개의 푸딩을 세팅을 해 놓으니 그럴싸해 보이기는 했지만 집에 가져가기에는 양이 너무 적어서 바로 시식을 했다.
처음 만들어본 푸딩 치고는 왜관상으로나 맛으로나 나쁘지 않았으나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다시 한번 만들어보면 그때는 훨씬 잘 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단해 보이는 레시피지만 머릿속으로 계속 시뮬레이션을 하고 암기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