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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Mar 31. 2023

진달래 꽃이 피었습니다

화전

봄이 오면 개나리도 피고 진달래도 핀다. 기나긴 코로나 시절이기는 하지만 긴 겨울끝에 봄은 다시 찾아온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설때만 해도  찬바람에 제법 도톰한 외투를 꺼내 입었지만 낮기온은 20도를 넘어 외투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기술교육원에서 오전 요리수업을 마치고 점심 식사후에  산책을 나선다. 걷는 동안 기술교육원 정원에는 노란색 개나리도 활짝 웃고 있고 그 옆에 연분홍빛 진달래도 만개되어 있다.


꽃을 보고 설레는 마음보다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사방을 둘러보고 다시 진달래를 주시한다. 왜냐하면 오후 요리메뉴가 '화전(煎)' 이기 때문이다. 나무에게는 미안하지만 제일 색깔이 선명한 진달래 꽃을 서너개 따서 성급히 자리를 벗어난다. 속으로 나무를 달래본다.  "너무 서러워 마라, 너의 가지에 달려있던 진달래 꽃잎은 다시 피어날 것이다. 폭신폭신한 찹쌀부꾸미 위에서 "

"너무 서러워 마라,
너의 가지에 달려있던 꽃잎은 다시 피어날 것이다. "



떡은 곡식가루를 시루에 찌거나 삶아 모양을 빚어 먹는 음식으로 찌는 떡(백설기,팥시루떡), 치는 떡(가래떡,인절미), 지지는 떡(화전, 부꾸미), 삶는 떡(경단류)이 있다.  '화전'은 찹쌀가루 반죽을 둥글고 납작하게 빚어서 기름에 지져내는 떡이다. 찹쌀가루와 물의 비율은 6:1 로 찹살가루는 1컵, 물은 2큰술을 넣고 익반죽(뜨거운 물로 반죽)을 한다. 밀가루 반죽 비율(3:1)로 착각을 하고 물을 넣으면 반죽이 흐물흐물해져서 난감해진다.


반죽에는 약간의 소금을 추가하고 먼저 숟가락으로 치대고 가루와 물이 몽글몽글해지면 다시 손으로 치대면서 반죽을 완성한다. 반죽을 가래떡 처럼 늘여서 8등분을 하고 자를때는 직각으로 돌리면서 자르면 소분한 덩어리를 손으로 누를때 동그란 모양을 만들수 있다. 직경 5cm, 두께 0.3cm 크기로 팬에 올려 한쪽면을 익히고 뒤집어서 익으면 그 위에 꽃을 심는다.




꽃의 재료는 진달래잎, 대추, 쑥갓이다. 요리선생님은 대추를 돌려깍고 돌돌 만 상태에서 얇게 썰어내서 꽃봉오리를 만들고 대추채를 썰어 줄기를 만든다. 쑥갓의 잔가지들은 나뭇잎으로 다시 태어난다. 수강생들은 시범요리를 흉내내기도 하고 약간의 변형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나도 열심히 요리 선생님의 요리를 메모하고 따라하기를 한다. 


 몇몇 수강생은 생각지도 못하는 창작 작품을 만들어 다. 마치 벚꽃비가 내리는 것 처럼 흩날리는 형상을 대추채를 다져서 만들어 내는 작품도 있었다. 또 어떤이는 사람얼굴에 나타나는 여러가지 표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새롭작품을 만들어 보라고 한 것도 아닌데, 화전이라는 꽃은 다시 태어나고 새롭게 태어났다. 봄이 이미 우리 곁에 깊숙히 들어와 앉았다.

화전이라는 꽃은 다시 태어나고 새롭게 태어났다.
봄이 이미 우리 곁에 깊숙히 들어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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