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은 어떠신가요? 근육통은 없나요?" 지난주 헬스장에서 마주친 트레이너가 내게 던진 질문이다. "컨디션은 좋은데 등근육이 계속 뻐근합니다."라고 대답한다. 몇 주 전부터 철봉에 매달려 안 쓰던 등근육을 계속자극하다 보니 운동 후에도 하루종일 등 쪽에 꿈틀꿈틀 부하감이 느껴진다. 물론 복근강화운동, 다리운동, 가슴운동도 동시에 하지만 유독 등 쪽에 근육통이 있다.
"근육통은 없나요?"
답변을 들은 트레이너는 곧바로 카톡을 통해 전송한다. '상체, 가슴, 팔, 복근운동 강도 운동스킬 변화!!! 다음 프로그램 진행 예정입니다.' 메모 중에 가장 눈에 띄는 단어는 '복근운동'이다. 복근운동은 곧바로 '식스팩'과도 연관이 되기 때문에 뭔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운동이 좀 힘들게 될 거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기도 했다.
슈퍼세트는 주로 운동 시간이 부족하고, 강한 펌핑감을 얻고 싶은 이를 위한 운동법으로 휴식 없이 여러 동작을 한 세트로 하는 것이다. 벤치를 4단으로 기울여 놓고 윗배 복근운동을 20 회씩 3세트를 하고 다시 아랫배 복근운동을 동일하게 하면서 세트마다 충분한 휴식을 취했었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복근운동이 슈퍼세트로 바뀌었다.
복근운동이 슈퍼세트로 바뀌었다.
윗배 복근운동 20회 후에 쉬는 시간 없이 곧바로 아랫배 복근운동을 20회 하고 쉰다. 그 방식으로 3세트를 한다. 총횟수는 같지만 운동강도는 다르다. 여기에 추가해서 벤치를 편평하게 맞춰놓고 누워, 오로지 복근의 힘으로 일어나기를 20회 3세트 한다.
트레이너의 시범이 쉬워 보였지만 막상 해보니, 바닥에 붙여놓은 발이 자꾸 허공으로 들리거나 아예 일어나지도 못한다. 그걸 마치면 다시 폼롤러를 다리에 끼고 벤치에 누운 상태로 엉덩이를 들어 올리면서 아랫배 복근 운동을 20회 3세트 한다. 등 쪽 근육의 고통이 배 한가운데로 이동되어 배 쪽이 뻐근해진다.
복근운동 후에는 철봉을 배 높이에 맞추고 푸시업을 20개 한다. 철봉을 다시 더 아래로 옮긴 후에 다시 푸시업 20개를 부들부들 떨면서 겨우 마친다. 가슴이 활짝 펴지기는 하는데 그에 따른 찌릿찌릿한 느낌도 동반한다.
자리를 옮겨 가슴운동 머신인 펙덱플라이(pectoral fly)의 무게추를 27.5kg에 맞추고 양팔을 앞으로 모으는 동작을 한다.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등을 붙이고 허리를 의자에 띄고 양손날을 맞부딫히듯이 한다. 15회를 하는 동안 양쪽 가슴이 펌핑이 된다.
그렇게 3세트를 하고 다시 체스트 프레스(chest press)를 27.5kg에 맞추고 앉아 밀어 올리기를 15회 하고 바로 푸시업 10회를 슈퍼세트로 연달아 3세트 한다. 양쪽 가슴이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면서 점점아린 통증이 더한다.
마지막으로 철봉운동으로 제일 상단에서 등근육을 자극하고 두단 내려서 매달려서 끌어오리기를 10회, 다시 두단 더 내려서 당기기 10회를 슈퍼세트로 4세트로 마무리를 한다. 운동을 마치니 양쪽 가슴과 어깨가 터질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