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쏨땀 같은 나의 방콕 생활

EP. 9 어메이징 타일랜드

by sommeil

태국살이 29년 차. 그동안 내가 직접 보고 느낀 태국인의 특성, 문화를 얘기해 보려 한다.


태국은 인사할 때 두 손을 모아 합장해서 인사를 하고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먼저 인사하는 것이 예의다.

태국은 국민의 90% 이상이 불교를 믿는 불교 국가이다. 업보와 윤회 사상을 믿고 선한 행위를 장려하고 악한 행위를 자제하도록 하며 개인적인 해탈을 중시하는 소승불교를 믿는다. 한국의 남자들이 군대를 가야 하듯이 태국 남자들은 반드시 승려 출가수행을 해야 하는 것이 관행이다. 불교는 생활 전반에 많이 깔려 있다. 일례로 불교에 관계되는 공휴일이 많으며 연도도 서기가 아닌 불기를 사용하는 국가이다. ( 현재는 불기 2568년이다.)




태국인들은 업(karma)의 개념으로 현재의 삶이 전생에서 했던 행위에 따라 결정됐다고 믿는다. 그래서 현재의 삶에 공덕을 많이 짓기 위해 생물을 죽이지 않고 도둑질을 하지 않으며 사원을 가면 보시를 하거나 동네마다 있는 사당에 공양을 올려놓는다. 그래서 태국에는 주인 없는 들개가 길에 많이 돌아다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태국인들은 매우 개인주의적이고 상대방을 배려해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 하는 '끄랭짜이'문화가 있다. 그래서 기침을 할 때 손으로 입을 가리거나 마스크를 해서 상대를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 한다. 또한 계층 문화가 있어서 부모의 재력, 자신의 학력, 외국어 능력 등으로 자신의 위치를 정해서 청소부, 배달원, 경비원 같은 사람들은 거주자를 마치 높은 계층의 사람처럼 대하는데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문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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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인들은 사과를 잘하지 않는다. 사과를 한다는 것은 잘못을 인정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사과를 하지 않고 글이나 그 상황을 간접적으로 마음이 불편했다는 식으로 표현한다. 그것이 처음에는 정말 이해가 많이 가지 않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그게 태국의 독특한 문화이다.




태국인들은 소리에 매우 민감하고 상대방에게 잘 물어보지 않는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큰 소리를 내지 않으며 차가 많이 막히더라도 차 클락션을 누르지 않고 계속 기다린다. 간혹 정전이 되거나 단수가 되어도 글로서 게시판에 문의를 하는 식으로 표현하며 규정된 시간에 따르고 특별히 어떠한 불평을 하지 않는다. 가끔 인터넷이 안 되는 경우도 콜센터에 전화를 하거나 하면 문자로 답변을 주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불평하지 않고 기다린다.

마트나 슈퍼를 가도 웬만해서는 잘 물어보지 않고 조용히 물건을 찾는 편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사람이 많아도 내린다고 말하지 않고 조용히 길을 비켜주는 편이다. 내린다 하면 내리려는 행동을 취하거나 약간의 헛기침 정도를 하고 아주 드물게 미안하지만 내린다고 작은 목소리로 얘기할 때가 있다.(하지만 거의 눈짓, 행동으로 더 많이 표현한다.)

예를 들면 태국인이 어떤 실수를 했을 때 직접적으로 화를 내거나 소리를 내는 것은 태국인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행동이 될 수 있다. 되도록 기분이 나쁘더라도 그냥 조용히 넘어가거나 낮은 목소리로 설명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큰 소리가 나면 태국인은 싸우는 것으로 오해하기 때문에 절대 큰 소리는 내지 않는 것이 좋다.


태국인들은 기억력이 좋아서 자신에게 기분 나쁜 행동을 한 사람은 마음에 담아두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서로 감정 상하는 일들은 만들지 않거나 혹시 부딪히거나 했다면 조용히 목례를 해서 미안함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좋다.


태국은 미소의 나라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 '미소'는 여러 가지를 의미한다. 미안해도 웃고 기분이 상해도 웃고 힘든 일이 있어도 직접적으로 힘들다 하지 않고 살짝 미소 지으며 말대신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일본인의 '혼네(속마음)'과 '다테마에(겉마음)'와 같은 표현이라고 이해하면 될 거 같다.

일본인들도 기분이 나빠도 상대방 앞에서는 '다이조부데스(괜찮다는 뜻)'라 하듯이 괜찮지 않은 상황이더라도 그렇게 표현하듯이 태국인들도 '마이 뻰 라이(괜찮다는 뜻)' 문화가 있다. 이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고 상황에 따라 기분이 나빠도 본인의 감정을 숨기고 괜찮은 척한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그래서 태국을 '작은 일본(Small Japan)'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두 국가 모두 왕이 아직 존재하고 총리가 정부를 이끄는 내각책임제이며 자동차의 운전석이 오른편에 있다. 그래서 문화적으로 태국과 일본은 닮은 점이 많다.

한편 태국에서 사용되는 영어는 영국식 영어를 주로 사용한다. 우리가 한국에서 사용하는 미국식 영어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엘리베이터(elevator)를 탄다'라고 하지만 태국에서는 '리프트(lift)를 탄다'라고 한다. 외래어도 많이 차용하기도 하는데 태국식 영어는 알아듣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대부분 악센트(accent)가 뒤쪽에 있다. 예를 들면 컴퓨터는 '터'에 악센트를 주면 알아들을 수 있고 받침에 L발음이 없어서 N으로 발음하는 경우가 있다. 현지에 있는 백화점인 Central(센트랄)도 '센탄'이라고 발음하고 악센트는 '탄'에 두고 발음하면 알아들을 것이다.





태국에 오래 산 사람으로서 태국에 여행을 오거나 거주할 목적으로 태국에 오시는 분들은 반드시 태국의 다양한 문화와 태국어를 배우고 오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리고 싶다. 비록 간단한 인사말이라도 배워온다면 태국인들과 좀 더 친근하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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