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찍 출근한다. 이른 아침 아무도 없는 학교에 도착하면 운동장을 도는 루틴이 있다. 운동장을 돌면서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오늘도 바람직한 일 보다 바라는 일을 하고, 해야 하는 일 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할 것이다. 좋은 일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진정한 나로서 살아야겠다. 매 순간마다 만나는 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하고 작은 일도 소홀히 하지 않도록 다짐한다. 변화와 발전이 없는 만남은 시간 낭비로 틈틈이 책을 읽고 책 속에 길을 만들 것이다. 나는 오늘도 죽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것이다. 매 순간을 나 자신으로 살아야겠다. 그리고 다시 나에게 말한다.
"나를 믿고, 마지막까지 나를 사랑하자."
아침 루틴의 운동장 다짐이 끝나면 벤치에 놓았던 가방을 메고 신발을 갈아 신는다. 교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 창문을 열어 환기시킨다. 가방에서 노트북과 한소네를 꺼낸다. 책상에 앉아 물티슈로 책상을 닦는다. 그리고, 컴퓨터를 켜면 나의 일과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