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민정 Oct 31. 2024

평등에 관하여

나를 귀하게, 그리고 남도 귀하게

만일 남종이나 여종이 나와 더불어 쟁론할 때에 내가 그의 권리를 저버렸다면

하나님이 일어나실 때에 내가 어떻게 하겠느냐 하나님이 심판하실 때에 내가 무엇이라 대답하겠느냐

나를 태 속에 만드신 이가 그도 만들지 아니하였느냐 우리를 뱃속에 지으신 이가 한 분이 아니시냐                                 (욥기 31장 13-15)



" 세상이 왜 이렇게 공평하지 못할까?" 하는 한숨 섞인 불평을 곧잘 듣는다.

왜 나는 남보다 잘 살지 못하는가?

어떤 사람은 더 부유하게 사는데, 더 많은 명예를 누리는데, 더 많은 권력을 가졌는데, 더 많은 남자와 여자복을 누리면서 사는데, 나는 왜 그렇지 못한가?

사람들은 이 세상이 불평등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는 잘못된 생각에 빠질 때가 많다.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보다 더 가지고 있으면 그들보다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부자는 가난한 사람을,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 밑에 사람을, 무의식적으로라도 무시하고 자신보다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1712-1778(18세기)에 스위스 제네바 공화국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살았던 철학자 장 자크 루소는 인간 사회의 불평등에 대해 깊이 사유했다.그는 불평등의 뿌리를 알고 싶었기 때문에 그 문제를 연구했고 <인간 불평등 기원론>을 썼다.


루소 연구의 결론은, 불평등의 뿌리는 사유재산제도 때문이었다.

루소는 말한다. "인류에게 두 가지 불평등이 있는데 하나는 자연적 또는 신체적 불평등이다. 또 다른 불평등은 도덕적 또는 정치적 불평등이라고 할 수 있다."(<인간 불평등 기원론> P49). "인간들은 아무 나무 아래에서나 잠들거나 동굴 속에 은둔하지 않게 되었고 단단하고 날카로운 돌도끼 은 것을 만들기도 했다. 이 돌도끼는 나무를 자르고 흙을 파고 나뭇가지로 오두막을 짓는데 쓸모가 있었다. 사람들은 곧 진흙같은 것으로 그 오두막의 벽을 바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이때가 바로 가족이 형성되고 구별이 생겨나고 일종의 소유 개념이 도입된 최초의 혁명기이다. (<인간 불평등 기원론>P110)

 그러니 불평등이 생긴 것은 인류에게 문명이 생긴 후부터 계속된다.


욥의 시대에도 불평등이 존재했다. 욥은 많이 가진 사람 중 대표였다. 그에게는 남종과 여종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그에게는 특별한 면이 있다. 오늘 말씀에서 욥은 남종과 여종과 쟁론을 하였고, 종이나 자기 자신이나 만드신 이는 똑같이 하나님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모든 인간은 똑같이 귀하다고 여긴 것이다.수천 년 전에 살았던 사람으로서 참으로 혁명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이다.


하나님이 욥을 특별히 의로운 사람으로 본 이유는 여러가지다. 첫째는 그는 성적으로 순결했다. 둘째는 정직했다. 셋째는 불쌍한 고아와 과부를 건져주었다. 즉 측은지심이 있었던 사람이다. 넷째는 내가 귀하듯이 남도 귀하게 여긴 것이다.


지금까지 욥은 고난의 사람으로만 알았다. 그러나 욥기를 읽으면서 왜 그토록 하나님이 욥을 사랑하셨는지 깨닫게 된다. 수천 년 전에 살았던 사람이지만 그는 참으로  지금 시대에 사는 우리가 본받아야할 인간형임을 깨닫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