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종족 부스 사람바라겔의 아들 엘리후가 화를 내니 그가 욥에게 화를 냄은 욥이 하나님보다 자기가 의롭다 함이요
(욥기 32장 2절)
욥의 친구 엘리후는 욥에게 화를 내고 있다. 그는 욥이 자기 스스로의인으로 여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막 화가 났다. 그러나 욥은 스스로 의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니 친구 엘리후는 잘못 본 것이다. 욥은 의로운 사람으로 살려고 발버둥 치고 애쓴 사람일 뿐이다. 그런 욥을 하나님이 의인으로 보신 것이다.
이 세상에는 의인이 없다. 성경에서도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라는 말씀이 있다. 인간은 완전한 의인은 될 수 없고 다만 의인으로 살고자 애쓸 뿐인 것이다.
'남의 눈에 티끌 내 눈에 들보'는 마태복음 7장 3절에 나오는 말씀이다. 여기서 들보는 '큰 잘못'을 말한다. 예수님이 하신 말씀인데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라고 하셨다. 사람이 자기의 큰 잘못은 보지 못하고 남의 작은 잘못만 보고 비판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의 잘못은 깨닫지 못하고 남의 잘못만 유독 잘 보이는 것이 인간이다. 다른 사람이 잘못하는 것을 보고 가만히 참고 있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가족끼리는 더 그러기 쉽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는데 그렇지 않은 한 사람이 생각났다. 자신은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부족하고 잘못하는 것은 비판하지 않으신 분이다. 우리 시어머니다.
돌아가신 지 12년이 되었고, 살아계신다면 100세가 되신다. 어머니는 3남 3녀의 자녀를 두셨는데 내가 둘째 며느리다. 당신의 며느리들은 다 결점이 많았다. 큰며느리는 마음이 넓고 인정이 많았으나 알뜰한 살림꾼은 아니었다. 세째며느리는 이지적이고 지성이 뛰어났지만 깍쟁이 기질이 있었다. 집안 행사 때마다하는 부엌일도 잘하려고 하지 않았다. 둘째 며느리인 나는 두 사람의 결점을 다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결점이 많은 며느리들이지만 시어머니는 며느리들에게 싫은 말을 하거나 야단을 치지 않았다.
또 자식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받으면 항상 고맙다고 하시며 "착하다. 축복 많이 받으라"라고 하셨다. 내가 결혼하고 시어머니께 들은 말은 주로 "고맙다, 착하다, 축복 많이 받으라"라는 말이다.
부족하고 결점 많은 사람들이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결점들은 많이 없어지고 고쳐졌다. 우리 가족은 항상 어머니의 칭찬을 듣고 살아서인지 다른 가족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화목했다.
시어머니는 혼자서 기도를 많이 하신 분이다. 또 가족들이 모여서 식사할 때에는 항상 대표로 기도를 하셨는데 " 하나님, 저같이 부족한 사람에게 육 남매를 주시고 이렇게 어엿하게 잘 장성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시작하셨다. '나같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어머니의 자아 인식은 진심인 것 같았다. 어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가족은 물론이고 주위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으며 사셨다.
하나님은 남을 깎아내리는 것을 책망하신다. 남의 작은 잘못은 잘 보면서 자신의 잘못은 보지 못하는 사람을 어리석다고 하신다. 이 말씀을 잘 기억하며 살다 보면 어쩌면 우리 어머니처럼 자신의 부족함은 잘 보이지만 남의 결점은 애정으로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