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하루 시즌4
새벽 세 시, 잠에서 깼다.
방 안은 고요했지만, 내 머릿속은 분주했다.
과거의 한 장면이, 마치 어제 일처럼 또렷하게 떠올랐다.
“그때 왜 그렇게 말했을까.”
“왜 그렇게 행동했지.”
이미 지나간 일인데, 내 안의 나는 여전히 그 순간을 붙잡고 있었다.
몇 년 전 그 밤, 몇 달 전의 대화, 며칠 전의 표정.
불쑥 떠오른 그 장면들은, 다시 내 감정을 끌어내리고 있었다.
우리는 왜 자꾸 뒤를 돌아보는 걸까.
이미 지나간 시간 속에 머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후회 때문일 것이다.
그 순간 다르게 행동했더라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그러나 그 가능성은 언제나 ‘지금’에는 닿지 않는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우리는 자꾸 그 장면을 되감는다.
반복하고, 분석하고, 곱씹는다.
그러다 보면 현실보다 더 선명한 감정이 되어 버린다.
새벽은 그런 감정에 더 취약한 시간이다.
어둠 속에서 감정은 과장되고, 기억은 왜곡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안에 빠져든다.
하지만 기억은 감정이 만든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반드시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
그 사실을 떠올리는 순간, 나는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이미 지난 일은 흘려보내야 한다.
그것이 나를 지키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다시 눈을 감았다.
지난 장면을 놓아주기로 했다.
그 장면을 떠올리는 내가, 나를 괴롭히는 존재가 아니라,
나를 이해하려는 존재였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과거는 끝이 아니라, 이해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그제야 나는 진짜로, 잠이 들 수 있었다.
지문 : 질문이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