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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ncssam Nov 19. 2024

마음 도시락

5대 영양소: 사랑, 행복, 믿음, 소망,

도시락세대를 살았던 나.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를 거쳐

고등학교 때까지 도시락을 싸서 갔던 기억이 난다.

반찬이 맛있었던 날도 있었고

정말 아이들 앞에서 도시락을 꺼내기 부끄러운 날도 있었다. 그런 날은 손에 꼽을 만큼이었는데 사람의 기억이라는 게 왜 그렇게 나쁜 기억만 오래가는지 중년이 된 지금도 기억이 난다.

아마 그 당시 IMF시기였고 엄마 아빠는 힘들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서 그게 상처가 되어 마음을 찌르기보다는 그냥 그 당시의 당황하고 부끄러움을 느꼈던 내가 기억이 난다.

지금은 내가 매일 도시락을 싸고 있다.

학교 급식이 일반화되어있지만

지금의 학교 급식이 그리 썩 맘에 들지 않아서 도시락을 매일 싼다.

평일 아침 5시 반에 일어나서

압력밥솥으로 밥을 하고 반찬을 만들고

도시락통에 담으면 아이들이  "오늘 메뉴는 뭐야"?라고 물으며 쪼르르 달려온다.

학교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점심시간이라면서

세상에서 최고의 행복을 담은 얼굴이 너무 예쁘다.


그런데 나는 매일 아침이 버겁고 도시락만 없었으면..

어떤 날은 행복과 사랑을 듬뿍 담은 도시락이라 괜찮지만 어떤 날은 너무 무겁고 힘들어서 성질을 잔뜩 담은 것 같은 도시락이 되어버린 날도 있다.

이 생활을 지금 이 학교를 계속 다는 한 12학년까지 해야 한다.

내 아이 내 감정을 도시락에 담아 먹는다고 생각하니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떠한 것을 담아도 사랑, 행복, 믿음, 소망, 기쁨으로 바꿔 먹고 무럭무럭 자랄 아이를 생각하 갱년기에 불같이 화가 났다 가라앉는 감정을 조금 잠잠히 가라앉힐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10년을 더 해야 할 이 일로 나도 5대 영양소를 잘 챙기고 이 도시락으로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기를 ^^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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