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펜타멀스 Jan 13. 2022

배꼽 빠진 붕어빵

천태산에 입산하여 석 달 열흘 도를 닦고 하산한 그는 가장 먼저 붕어빵집을 찾아 문답했다.

“붕어빵 속에 붕어가 없는 이유가 뭘까요?”

주인아줌마는 한참이나 그를 쳐다만 보았다.

“그건 말이오. 소주 안에 소가 없고 칼국수 안에 칼이 없는 것과 같소!“

주인아줌마가 행주로 손을 닦으며 물었다.

“그러면 왜 팥빵 속에는 팥이 있고 오징어볶음에는 오징어가 들어 있다요?“


뭔가 꼬였다고 생각한 그는 다시 천태산으로 발길을 돌렸다. 먹다 남은 붕어빵은 배가 터져 배꼽이 빠진 채 그의 가방에서 삐져나온 서울 S대학교 졸업장을 한쪽 눈으로 흘겨보고 있었다.




이전 01화 어처구니가 없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