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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살아만 있다면 어떻게든 된다.

by 타우마제인

<10. 자살>


어디서 들은 적이 있다.

사업이 망하고(실직),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지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상황을

한꺼번에 겪는 사람은 도저히 이겨낼 수 없어 자살을 결심한다고.


다행이라 생각했다.

사업이 망하고,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졌지만 다행히 부모님은 돌아가시지 않았다.


고로 난 자살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철학자의 말을 빌리자면,


자살은 언제나 옳지 않은 행위이다.

사람은 자신의 파멸에 의지할 수 없으며, 자살이라는 행위를 마음속에 그려본 사람이라면

자살은 언제나 성급한 자기방어라는 것을 안다고.


그 말이 옳다고 생각한다.


한 번도 자살을 생각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자살은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구에게나 살고자 하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날아가는 새도, 길고양이도, 바퀴벌레도, 하다못해 바이러스까지도 살아있는 것들은 끝까지 살고자 하는 본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을 택하는 사람들이 한국에는 많다.


도저히 끝없는 터널 밖으로 빠져나올 출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삶은 고통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살을 선택한다.


살아갈 이유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그 힘든 자살을 선택한다.


삶의 고통에 몰릴 대로 몰려 자살을 많이 그려본 프로 자살러로써 감히 말하자면


굳이 자살하지 않아도 우리는 한 시간 후에 혹은 내일, 내년에 죽을지도 모르는 생명들이다.


오래 장수한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을까?

뉴스에 나오는 그 많은 사망자들이 내가 되지 말란 법은 없지 않은가.


100세 시대라는 하지만, 100세 이상까지 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중간에 사고사나 병사로 생을 마감한다.


내 말은 굳이 자살을 하지 않아도 어차피 죽는다는 것이다.


내가 자살함으로써 슬퍼할 사람이 한 명이라도 생긴다면 그는 죄를 지으며 죽는 것이다.


가뜩이나 고통스러운 세상에서 타인에게 고통을 하나 더 안겨줬기에.



왜 태어났는지 몰라도 일단 살아보자.


살아있는 게 그리 좋지만은 않은 일이라 해도,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 빌어먹으며 수치심을 느끼며 산다고 해도 죽으면 다시 태어날지 무일지도 모르는 그런 것은 집어치우고서라도

가장 마지막 남은 나의 존재, 내 자존감과 자존심은 지키자.


삶이 아이러니한 것은 또 살다 보면 살아있길 잘했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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