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유강인 20_31_킬 스위치를 찾다!

탐정 유강인 20편 <검은 피, 저주의 서릿발>

by woodolee

“음!”


신중한 표정으로 벤치 프레스를 살피던 유강인이 입을 열었다.


“김동화씨가 언제부터 운동을 시작하셨죠?”


남자 강사가 답했다.


“보름 전부터 운동을 시작하셨습니다. 몸이 계속 아파서 운동을 못 했는데 최근에 좋아져서 운동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심층 상담을 통해 김동화씨에게 맞는 적합한 운동 스케줄을 잤습니다. 그날도 스케줄에 따라서 김동화씨가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몸을 풀고 간단한 근력 운동을 했습니다. 이후 본격적인 운동인 벤치 프레스를 시작했습니다.”


“그전에도 벤치 프레스 운동을 했나요?”


“아닙니다. 스케줄에 따라서 간단한 근력 운동만 했습니다. 힘든 운동은 그날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그런 불상사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제 불찰인 거 같아 가슴이 너무나도 아팠습니다.”


운동 스케줄이라는 말에 유강인이 잠시 생각했다.


‘김동화는 지병이 있어서 몸이 쭉 아팠을 거야. 그러다 최근에 몸이 좋아져 운동을 시작한 거고 … 강사들은 전문가야.

회원의 상태를 보고 적절한 운동을 권했을 거야. 클럽에 등록한 후 간단한 근력 운동만 하다가 사고 당일 처음으로 힘든 운동인 벤치 프레스를 했어.’


유강인이 생각을 마치고 잘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가 원창수 형사에게 말했다.


“사고 현장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세요.”


“네.”


원창수 형사가 태블릿 PC를 유강인에게 건넸다. 유강인이 태블릿 PC를 받고 사진을 살폈다.


사진에 한 남자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김동화였다. 근처에 커다란 바벨이 있었다. 입에서 검은 피가 흘러나왔다.


벤치에도 검은 피가 묻어 있었다. 바벨에도 피가 묻어 있었다. 순간적으로 많은 피를 토한 게 분명했다.


“음!”


유강인이 피의 양을 살폈다. 그 양이 앞서 죽은 이민희보다 훨씬 많았다. 이민희는 여자였고 김동화는 남자였다. 이민희는 말랐고 김동화는 통통했다.


사진을 유심히 살피던 유강인이 원창수 형사에게 말했다.


“김동화씨 키가 어떻게 되죠?”


원형사가 답했다.


“키가 173cm입니다.”


“알겠습니다.”


유강인이 짧게 답하고 강사 둘을 바라봤다. 그가 강사들에게 말했다.


“사고 당시 여기에 누가 있었죠?”


여자 강사가 답했다.


“당시 회원님들이 많았습니다. 저희를 포함해서 13명이 있었습니다.”


“그렇군요. 여기에 CCTV가 있나요?”


“네, 있습니다. 경찰에서 원본을 갖고 갔습니다.”


원창수 형사가 태블릿 PC를 가리키며 말했다.


“유탐정님, 태블릿 PC 안에 헬스클럽 CCTV 영상이 있습니다.”


“그럼 영상을 재생하세요.”


“알겠습니다.”


원형사가 동영상을 찾아서 재생했다. 유강인이 CCTV 영상을 확인했다.


강사 말 그대로였다. 김동화가 헬스클럽으로 들어와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몸을 풀고 근력 운동을 시작했다.


가벼운 근력 운동을 마친 후 벤치 프레스로 가서 바벨을 힘껏 들었다. 그렇게 바벨 운동을 한창 하다가 갑자기 몸을 비틀었다.


순간, 입에서 검은 피를 토해냈다. 그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으으으~! 역시.”


유강인이 솟구치는 검은 피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무척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뒤이어 쿵! 하며 무거운 게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바벨이 떨어지는 소리였다.


뒤이어 김동화도 벤치에서 떨어졌다. 그가 바닥에서 움찔거렸다.


유강인이 두 눈을 꼭 감았다. 그리고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젊은 남자의 비참한 죽음이었다. 운동하다가 어이없게 죽고 말았다.


10초 후 유강인이 두 눈을 떴다. 김동화를 죽인 자를 반드시 잡아야 했다.


헬스클럽에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


강사 둘이 고개를 푹 숙였다.


유강인이 두 눈을 크게 뜨고 입을 꾹 다물었다. 얼굴에서 커다란 분노가 느껴졌다.


“가시죠.”


원창수 형사가 말했다. 유강인이 고개를 끄떡였다. 유강인이 강사 둘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협조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네, 정말 비극적인 일이었어요. 김동화씨 명복을 빕니다.”


강사 둘이 무척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다음은 이명세 사망 현장이었다. 이명세는 유흥가 골목에서 죽었다. 그곳은 여기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차를 타고 20분 안에 갈 수 있었다.


탐정단 밴이 빌라 단지에서 출발했다. 곧장 계상구 동산동으로 향했다.


20분 후 밴이 계상구 동산동에 도착했다. 큰길을 따라서 쭉 가다가 한 건물 앞에 멈췄다. 낡고 오래된 건물이었다. 그 건물 지하에 브라보 호프집이 있었다.


이명세는 브라보 호프집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벌컥 화를 내고 밖으로 나갔다. 이후 근처 골목에 들어가 숨을 거뒀다.


탐정단 밴에서 수사팀이 내렸다.


유강인이 먼저 브라보 호프집 건물로 향했다. 건물 출입구로 걸어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살폈다. 예상보다 계단이 많았다. 그리고 무척 가파랐다.


몸이 아픈 사람이 오르락내리락하기에는 힘든 계단이었다.


유강인이 계단을 내려갔다. 아주 조심스러운 발걸음이었다. 계단이 급하고 좁아서 내려가기가 쉽지 않았다.


계단을 다 내려가자, 앞에 브라보 호프집 출입문이 있었다. 지하 깊은 곳이라 햇빛이 들어오지 않았다. 무척 어두컴컴했다.


유강인이 호프집 출입문을 확인하고 계단을 다시 올랐다. 화가 난 이명세처럼 급하게 계단을 올랐다. 가파른 계단이라 그도 숨이 찼다.


그렇게 지하 호프집 조사가 끝났다. 다음은 이명세가 죽은 골목으로 가야 했다.


유강인이 걸음을 옮겼다. 근처에서 있는 골목으로 향했다. 그 골목에서 이명세가 죽었다. 동료들이 그 뒤를 따랐다.


골목 안은 무척 어두컴컴했다. 화창한 날이지만, 골목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커다란 건물이 드리우는 그늘이 햇빛을 차단했다. 그래서 다른 곳보다 훨씬 어두웠고 찬 기운이 강했다.


골목 안에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었다. 노란색 폴리스라인 안에 커다란 음식물 쓰레기통이 있었다. 그 쓰레기통 뒤에서 이명세가 죽은 채 발견됐다.


유강인이 폴리스라인 안으로 들어가 음식물 쓰레기통을 살폈다. 음식물 쓰레기통은 무척 낡았다. 그래서 그런지 냄새가 무척 심했다. 음식물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음!”


유강인이 음식물 쓰레기통을 살피고 폴리스라인 밖으로 나왔다. 동료들이 유강인의 얼굴을 살폈다. 유강인의 표정이 무척 굳어있었다.


“자, 골목 밖으로 나갑시다.”


유강인이 무척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수사팀이 모두 골목 밖으로 나왔다. 모두 인도에 모였다. 유강인이 동료들의 얼굴을 쭉 살폈다. 동료들의 얼굴도 유강인처럼 무척 굳어있었다.


오늘 사망 현장을 세 군데나 둘러봤다. 모두 젊은 사람들이었다. 누구라 할 거 없이 비참하게 죽었다. 가슴이 아플 수밖에 없었다.


“휴우~!”


유강인이 긴 숨을 내쉬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화창한 겨울날이었다. 구름 한 점 없었고 냉기가 가득했다.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아. 한파는 아니었다.


“뭐 알아내신 게 있나요?”


원창수 형사가 유강인에게 물었다. 유강인은 사건 현장 세 군데를 묵묵히 돌아만 다녔다. 그동안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


유강인이 굳은 표정을 풀었다. 그가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천만다행입니다. 킬 스위치를 찾았습니다.”


“네에? 지금 뭐라고 하셨죠?”


동료들이 킬 스위치라는 말을 듣고 두 눈을 동그랗게 들었다. 킬 스위치는 처음 듣는 말이었다.


황정수가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유강인에게 말했다.


“스위치는 올리면 불이 들어오는 거잖아요. 킬 스위치는 … 무슨 스위치를 같은 걸 올리면 사람이 죽는 건가요?”


“맞아, 정확해.”


유강인이 고개를 끄떡이고 답했다.


황정수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네에? 그런 게 있다고요? 사람 몸에 무슨 원격 조종 장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게 가능한 일이에요?”


원창수 형사도 거들었다.


“유탐정님, 킬 스위치는 난생처음 듣는 말입니다. 사망자 몸에 어떻게 킬 스위치가 같은 게 있을 수 있죠? 부검 결과 그런 건 전혀 없었습니다.

킬 스위치가 있으려면 사람 몸에 폭탄이 있고 그 폭탄을 점화하는 스위치가 있다는 말이잖아요?”


황수지도 마찬가지였다. 유강인의 말이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유강인의 말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잘 들으세요. 간단하게 설명하죠.”


유강인이 킬 스위치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사이비 종교 청천은 임상실험 단체를 이용해 생체실험자들을 모집했습니다. 그중에서 비밀을 엄수할 사람들을 골라 생체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들은 주사를 맞고 약을 먹었을 겁니다. 그래서 사망자 몸에 어떤 특수하고 비밀스러운 약물이 들어있을 겁니다. 그 약물이 특정한 몸의 변화에 반응한 겁니다.”


“특정한 몸의 변화라고요?”


“유탐정님, 그게 대체 뭐죠?”


유강인이 한 손을 들었다. 저 앞에 있는 건물 출입구를 가리키고 말했다.


“저 건물 지하에 브라보 호프집이 있습니다. 호프집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무척 가파랐습니다. 가파른 언덕을 내려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옛날에 지은 건물이라 계단을 건물출입자를 신경 쓰지 않은 거 같습니다. 그 계단을 올라가는 건 더욱 힘든 일이었습니다.

이명세씨는 술집에서 친구들과 싸우고 화가 잔뜩 난 상태였습니다. 그때 심장박동이 꽤 높았을 겁니다.

그 상태로 가파른 계단을 마구 올랐습니다. 그러면서 혈압이 오르고 숨이 가빠졌을 겁니다. 그 상태가 되자, 킬 스위치가 켜진 겁니다.

갑자기 검은 피가 올라오자, 그 피를 골목 안에서 토하려고 그곳으로 들어간 게 분명합니다. 이후 심각한 패혈증이 일어나 사망한 겁니다.”


“네에?”


동료들이 유강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들이 서로 얼굴을 쳐다봤다.


원창수 형사가 한 손으로 머리를 벅벅 긁었다. 유강인의 말을 믿기 힘든 거 같았다. 그가 말했다.


“그럴듯하기는 하지만, 그게 가능한 일일까요?”


유강인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첫 번째 사망자, 이민희씨는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서 계단을 올라서 4층까지 갔습니다. 그래서 4층 복도에서 가쁜 숨을 골랐습니다.

무척 힘들었던 게 분명합니다. 그때 킬 스위치가 켜진 겁니다. 이후 강의실에 들어가 검은 피를 토하고 사망했습니다.

두 번째 사망자, 김동화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헬스클럽은 2층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2층에 오르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몸을 풀고 근력 운동하고 벤치 프레스 운동하면서 킬 스위치가 켜진 겁니다. 그래서 벤치 프레스 운동하다가 검은 피를 토하고 사망했습니다.

사망자들의 사망에는 심한 운동과 빨라진 심장 박동수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 그런 거군요.”


“우와! 그렇게 사람을 죽였다고요?”


“청천이 만든 약은 사실 약이 아니었던 겁니다. 그건 폭탄이었습니다. 그것도 사람 몸에 심은 폭탄입니다.

심한 운동하면 킬 스위치가 켜지도록 설계한 폭탄입니다.”


“폭, 폭탄이라고요?”


“세, 세상에!”


동료들이 그 말을 듣고 뒤로 소스라치게 놀란 나머지 두 발 물러났다.


사이비 종교 청천이 약속한 미래는 장밋빛 천국이 아니었다. 그건 살인이었다. 셋은 이 사실을 까마득하게 몰랐다.


유강인이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청천의 만행에 화를 참지 못했다. 그가 큰 소리로 말했다.


“청천은 분명 고통에 시달리는 자가면역질환자들을 모아놓고 그 병을 치료하겠다고 호언장담했을 겁니다.

모인 사람들은 그 말에서 커다란 희망을 느꼈을 겁니다. 그러나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을 고치는 게 아니라 그걸 더욱 심화시켜서 단번에 죽는 병을 몸에 주입한 겁니다.

그들은 단순한 사이비 종교 집단이 아니라 무지막지한 살인 집단입니다. 과학을 살인 무기로 사용하는 최첨단 살인 집단입니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01화탐정 유강인 20_30_사망 원인을 밝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