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유강인 20_39_유강인, 청천의 교주를 만나다!

탐정 유강인 20편 <검은 피, 저주의 서릿발>

by woodolee

원창수 형사가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다가 50m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하! 365 예스 편의점이 저기에 있네요. 옆에 골목이 있어요. 저기로 가면 됩니다. 흐흐흐!”


“맞습니다. 어서 갑시다.”


수사팀이 서둘러 움직였다. 30초 후, 편의점 옆에 있는 골목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다섯이 모여서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나누었다.


“원형사님, 지원팀은 도착했나요?”


“아직입니다. 5분 뒤에는 도착할 겁니다.”


“그러면 우리가 먼저 움직입시다.”


“알겠습니다. 유탐정님! 저랑 김형사가 있으니 걱정할 건 하나도 없습니다. 김형사가 체구는 작지만, 대단한 무술 고수입니다.

인천 북부경찰서 이소룡입니다. 김형사만 믿고 가면 됩니다.”


“흐흐흐! 그렇게까지 대단한 고수는 아닙니다. 이소룡 정도는 아니고 삼소룡입니다.”


김기동 형사가 칭찬에 쑥스러운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때 부르릉! 차 소리가 들렸다. 차 한 대가 편의점 옆 골목으로 들어갔다. 흰색 밴이었다.


차가 다가오자, 수사팀이 자리를 피했다.


밴 차체에 무슨 홍보 문구가 있었다. 황수지가 두 눈을 크게 떴다.


밴이 골목 안으로 쑥 들어갔다.


“응?”


흰색 밴을 유심히 보던 황수지가 깜짝 놀랐다. 그녀가 급히 말했다.


“차에 우경임상실험센터라고 적혀 있었어요.”


“뭐라고? 정말이야?”


유강인이 급히 말했다.


황수지가 고개를 격하고 끄떡이고 말을 이었다.


“분명 그렇게 봤어요.”


황정수도 맞장구쳤다.


“저도 우경이라는 글자를 봤어요.”


유강인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가 급히 말했다.


“우리가 제대로 찾아왔어. 우경임상실험센터가 청천과 연결된 게 분명해! 그래서 차가 여기까지 온 거야.”


유강인이 쾌재를 불렀다. 청천의 아지트가 배달직원이 말한 가건물에 있는 게 분명했다. 그가 급히 말을 이었다.


“어서 갑시다!”


“네, 알겠습니다.”


수사팀이 편의점 옆 골목으로 들어갔다. 골목은 무척 어두웠다. 가로등 불이 있었지만, 그 불빛이 희미했다. 유흥가의 환한 불빛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었다.


한편 흰색 밴은 속도를 높였다. 골목에 행인이 없자. 빠른 속도로 달렸다.


1분 후 흰색 밴이 한 건물 앞에 멈췄다. 가건물이었다. 이 근방에 가건물은 이거 하나밖에 없었다. 배달직원이 말한 가건물이었다.


가건물은 매우 컸다. 빌라 세 채를 허물고 지었다. 층수는 2층이었다. 길쭉한 지우개를 옆으로 세운 모양이었다.


밴에서 뒷좌석 차 문이 덜컹하며 열렸다. 한 사람이 차에서 내렸다. 70대로 보이는 노파였다. 키가 작고 왜소했다. 하얀색 롱패딩과 하얀색 바지를 입었다.


노파가 차에서 내리자, 열린 차 문 사이로 목소리가 들렸다. 나이가 지긋한 목소리였다.


“동숙아. 오늘은 너 혼자 해라. 컨디션이 영 별로야. 나른하고 졸려 죽겠어.”


“네, 어머니. 어머니는 퇴근하세요. 궁극의 주사는 제가 놓을게요.”


“그래, 알았다. 오늘이 마지막이야. 잘해야 해. … 오늘 하필 궁녀가 자리를 비웠어. 급히 한 일이 있대. 동숙이 너 혼자 해야 해.”


“걱정하지 마세요. 저 혼자도 충분해요. 모든 걸 깨끗이 정리하는 날이니 별거 없어요.”


“그래, 알았다.”


노파가 차 문을 공손히 닫았다.


밴이 다시 출발했다.


노파가 떠나는 밴을 향해 깍듯이 인사했다.


노파는 장동숙이었다. 청천의 일원이었다. 커다란 후드를 뒤집어쓰더니 가건물 출입문으로 향했다.


수사팀은 골목을 계속 걷고 있었다. 멀리서 들리는 차 소리를 듣고 빌라 벽에 탁 달라붙었다.


원창수 형사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밴이 멈췄다가 다시 출발한 거 같아요.”


“그런 거 같습니다.”


유강인이 고개를 끄떡이며 동의했다.


긴장감이 점점 고조되기 시작했다. 흰색 밴이 가건물 앞에 멈췄다고 출발한 거 같았다. 청천의 아지트가 이제 코 앞이었다. 그때!



삐리릭!



원창수 형사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가 급히 전화 받았다. 하진석 형사의 전화였다. 하형사가 말했다.


“선배님, 우경임상실험센터 차량이 예인동으로 들어갔다는 CCTV 통제 센터의 보고입니다.”


“알았어. 확인했어.”


“네에? 벌써 확인했어요?”


“응, 우리 앞을 지나갔거든.”


“아! 그렇군요. 곧 지원팀이 예인동을 봉쇄할 겁니다.”


“알았어.”


원창수 형사가 전화를 끊고 황수지에게 말했다.


“조수님 눈이 그냥 올빼미네요. 대단합니다.”


황수지가 그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표정으로 답했다.


“그 정도는 껌이죠.”


유강인이 침을 꿀컥 삼켰다. 그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가건물이 이 근처에 있는 게 분명합니다. 어서 움직입시다. 청천의 범행 현장을 덮쳐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원창수 형사가 답을 하고 품에서 너클을 꺼냈다. 스마일을 때려잡았던 비장의 무기였다. 너클이 가로등 불빛을 받아서 반짝거렸다.


원형사가 너클을 양손에 끼고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했다.


“청천! 이놈들, 다 죽었다. 오늘 초상집이다. 저녁은 잘 먹었겠지? 때깔 좋은 귀신이 때리기에 참 좋더라고.”


원형사가 가볍게 몸을 풀고 앞장섰다. 마치 성난 고릴라가 걷는 거 같았다. 그 뒤를 김기동 형사가 따랐다. 두 형사가 믿음직했다.


탐정단도 걸음을 옮겼다.


잠시 후 문제의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배달직원이 말한 대로였다. 커다란 가건물이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


유강인이 주변을 살폈다.


골목은 길쭉했다. 가건물 앞은 인도 겸 차도였고 옆과 뒤는 옛날 빌라였다.


수사팀이 고양이처럼 아주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30초 후 수사팀이 가건물 앞에 걸음을 멈췄다.


유강인이 길쭉한 직사각형 건물을 잠시 바라다봤다. 두 눈에 불꽃이 팍 튀기 시작했다. 청천의 아지트를 찾은 이상 놈들을 일망타진해야 했다.


가건물 출입문과 창문은 꼭 닫혀 있었다. 창문은 새까맸다. 검은색 커튼이 내부의 빛을 막았다.


“휴우~!”


유강인이 크게 숨을 내쉬고 긴장감을 달랬다. 그가 가건물 출입문으로 향했다. 최대한 발소리 죽이며 걸어갔다.


가건물 밖은 어둠에 잠겨 있었고 한적했지만, 안은 그렇지 않았다.


어두운 조명 속에 스무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안은 커다란 방과 같았다. 지하, 1층, 2층이 계단으로 연결됐다.


“청천이시여!”


“청천!!”


신도들이 시멘트 바닥에 두 무릎을 꿇고 그들의 주인을 영접했다.


“흐흐흐!”


옅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신도들 앞에 교주 궁인이 서 있었다. 하얀색 파카와 하얀색 바지 입고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커다란 후드를 뒤집어쓴 채 입을 열었다.


“오후에 궁극의 약을 먹었고 이제 마지막 약입니다. 마지막 약은 궁극의 주사입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납니다. 궁극의 날이 곧 다가옵니다!

제가 여러분께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킵니다. 고통이 말끔히 사라지고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겁니다. 모든 것이 가능한 지상 낙원을 체험하게 될 겁니다.

그건 바로 여러분이 고대한 궁극의 세상입니다!”


“청천!”


“청천!!”


신도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궁인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그중에 한 명이 외쳤다.


“청천의 기도를 외웁시다!”


신도들이 큰 소리로 청천의 기도를 외우기 시작했다.


“어느 날 날이 개었습니다. 그날! 수십 년 동안 우리 마음을 잠식했던 어둠이 사라졌습니다. 그 어둠은 우리의 타고난 운명이었습니다.

그 운명을 궁극의 뜻을 받드는 유일한 자, 궁인이 거둬냈습니다. 궁인은 궁극의 도를 깨달은 선지자이자, 신의 아들입니다.

궁인이 우리에게 살 기회를 줬습니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리는 궁인에게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맑게 갠 하늘, 청천!”


청천의 기도가 끝나자,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자, 이제 여기로 오세요. 마지막 약인 궁극의 주사를 놓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흰색 밴에서 내린 노파, 장동숙이 주사기를 들고 말했다. 다른 손에 약병을 들고 있었다.


“어서 가자. 마지막이야.”


“그래, 드디어 끝났어. 우리 고통은 이제 끝이야.”


신도들이 떨리는 가슴을 달래며 걸음을 옮겼다. 그들이 그토록 고대하던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다. 이 세상의 고통을 단칼에 끝낼 수 있는 기적의 순간이었다.


“자, 한 줄로 줄을 서세요.”


장동숙의 말에 신도들이 한 줄로 줄을 섰다.


“하하하!”


그 모습을 궁인이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그가 두 손을 탈탈 털었다. 이제 끝났다는 거 같았다.


주사기가 위로 올라갔다. 밀대를 누르자, 길쭉하고 뾰족한 주삿바늘에서 투명한 약물이 흘러나왔다.


“이제 고대하던 궁극의 순간입니다.”


장동숙이 말을 마치고 신도 어깨에 주삿바늘을 가까이 댔다. 신도가 두 눈을 꼭 감았다. 주삿바늘이 몸 안에 들어가면 궁극의 순간이 시작됐다.



기쁨과 환희, 해방의 순간이었다.



신도들이 눈물을 철철 흘리기 시작했다. 수십 년간 그들을 괴롭혔던 병에서 이제야 탈출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건 궁극의 도를 깨달은 교주, 궁인 덕분이었다. 궁인이 바로 구세주였고 메시아였다.


기쁨이 그 절정에 달했을 때


바로 그때!



쾅!



큰 소리가 들렸다. 출입문이 활짝 열렸다.


“이놈들!”


가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온 원창수 형사가 호랑이처럼 포효했다.


뒤따라 들어온 김기동 형사도 크게 소리쳤다.


“모두 두 손을 위로 올려! 우리는 인천 북부경찰서 강력반이다!”


“뭐, 뭐야? 이거?”


신도들이 깜짝 놀랐다. 주사기를 든 장동숙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어쩔 줄 몰라 할 때


유강인이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그가 침착한 표정으로 외쳤다.


“모두 그 자리에 앉으세요! 절대로 뛰거나 급히 움직이면 안 됩니다. 심장 박동수가 올라가면 매우 위험합니다. 제 말을 믿으세요! 여러분은 지금 위험에 빠져있습니다!”


“네에?”


신도들이 그 말을 듣고 매우 놀란 나머지. 얼음처럼 굳고 말았다.


“아이고, 이런! 이를 어째!!”


장동숙이 안절부절못했다. 그녀가 주사기와 약병을 든 채 저 앞에 있는 교주, 궁인을 향해 달려갔다.


“저자를 잡아!”


유강인이 장동숙을 보고 크게 외쳤다.


“어딜!”


황수지가 급히 내달렸다. 장동숙을 앞질러서 그 앞을 딱 가로막았다.


“됐군.”


유강인이 걸음을 옮겼다. 저 앞에 후드를 뒤집어 남자가 서 있었다. 딱 봐도 청천의 교주였다. 그는 여유로웠다.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교주가 두 손을 들더니 손뼉을 짝! 짝! 치기 시작했다. 그 소리가 건물에서 울렸다.


“뭐, 뭐야? 이거 ….”


유강인이 박수 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췄다. 교주가 유강인을 칭찬하는 거 같았다. 참 잘했다며 초등학생을 칭찬하는 선생님 같았다.


기습을 당한 청천의 교주가 오히려 여유를 부렸다. 마치 이 상황을 예견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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