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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중독

커피가 제일 끊기 어렵네~

by 김현


커피는 참 끊기 어운 것 같다. 내가 웬만한 것들은 다 끊었는데 요놈의 커피는 아직까지 달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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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담배를 꽤 오래 피웠다. 담배는 군대에서 처음 배웠다. 당시 소대원들은 나빼고 모두 흡연자였다. 작업하다 쉴때만 되면 우루루 구석으로 몰려가 담배를 피웠다. 솔직히 부러웠다. 소외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집단에 동화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을까? 어느 순간부터 나도 그 자리에 함께 했다. 처음엔 한 모금 따라 폈고 그 다음엔 두 모금 세 모금 따라 폈다. 세 모금은 어느세 네 모금이 됐고 네 모금은 한 개비가 됐다. 나는 그렇게 담배를 배웠다.





나는 그후 12년 동안 담배를 피웠다. 연초만 피운 게 아니었다. 요새 유행하는 전자담배도 함께 폈다. 밖에서는 냄새가 나니까 전자담배를 피웠고 집에 들어오면 연초를 피웠다. 아주 그냥 꼴초가 따로 없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담배를 끊었다. 담배를 피고 싶은 욕구보다 담배를 피지 말아야하는 욕망이 더 컸기 때문이다. 이때 난 깨달았다. 어떤 욕구를 누르려면 더 큰 욕망이 필요하구나. 담배를 피우고 싶은 마음보다 피우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더 분명해야겠구나. 새해엔 금연이나 해볼까?하는 가벼운 욕망으로는 절대 니코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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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끊은 경험이 있다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커피를 못 끊는 것도 분명한 이유가 없어서인가? 난 평소에 커피 좀 줄이자 건강생각해야지 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자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이런 소릴 반복해도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욕망은 억누르질 못한다.




담배도 끊은 놈이 커피하나 못 끊고 있다. 아이러니하다. 솔직히 끊을 필요까진 없지만 줄이긴 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더 어이없는 건 갑자기 떠오른 오늘의 글감도 지금 내 눈앞에 놓여있는 바닐라 라떼를 보고 떠오를 글감이다. 커피 중독 한탄을 커피를 마시면서 하고 있다.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그냥 편하게 주절거려 봤다. 매번 무거운 글만 쓰니 이런 글도 써보고 싶어졌다. 커피... 내일은 안 마셔야지. 아니... 한잔만 마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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