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게 보내는 편지8]결국, 나는 다시 피어날 것이다
[봄에게 보내는 편지 08]
결국, 나는 다시 피어날 것이다
박순동
이제는 낮은 목소리로 고백할 수 있다. 그 사람은 영영 돌아오지 않겠지만, 나는 이 자리에 영원히 멈추어 있지 않으리라는 것을. 겨울 서리를 맞고도 기어이 꽃을 피워내는 저 나뭇가지처럼, 나 또한 나를 위해 피어나야 할 존재임을 이제야 깨닫는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안에 숨 쉬는 생명의 본능이 시키는 대로 그리움은 흉터처럼 남겠지만 그 위로도 새살 같은 잎은 돋아날 것이다. 나는 오늘도 네가 닦아놓은 길을 한없이 걷는다.
혹시라도 그 사람이 세상 어딘가에서 나와 같은 바람을 맞고 있다면, 그 바람결에 내 안부 하나 실려 보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언젠가, 아주 조용히, 누구보다 단단하고 아름답게 나는 다시 피어날 것이다.
26.3.24. 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