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트라우마

by 바투바투

인생에 있어 사소한 것으로 허무함이 들 때가 있다. 나의 경우에는 전화가 그렇다. 전화를 걸어 문의하기가 왜 그렇게도 어렵고 무서운지.

나는 초등학생 때의 나로부터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여전히 안고 사는 이 트라우마는 몸은 커졌으나 아직 성장하지 않은 정신을 억지로 밖으로 드러내야만 했고, 어릴 적과 다를 바 없는 공포감에 또 한 번 나에게 실망한다.


이것을 어쩌면 나의 변명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냥 단지 사람들과의 대화를 어려워하는 것뿐인데 어릴 때 있었던 일을 변명거리로 삼아 회피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핑계일 뿐이지.’ 하고 냉소를 짓지만 이렇게 허무함이 찾아오는 것이다.


세상에는 나보다 강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들로만 있는 것 같고, 나만 이렇게 투정 부리고 제자리에 있는 것만 같다. 하지만 이런 나를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사람으로 보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며 마음속에 용기를 불어넣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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