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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 Jun 24. 2023

나의 배터리는 몇 % 일까

내가 살아가는 방식(2023/06/03의 기록)

종종 그런 생각을 한다. 현재 나의 에너지가 몇 % 인지 알 수 있으면 좋겠다고. 그러면 현재 나의 상태가 배터리 충전이 필요한 상태인지 아니면 앞으로 어느 정도까지 더 버틸 수 있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럼 살아가면서 나를 좀 더 돌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 말이다. 항상 일을 다녀와 씻고 누우면 나의 에너지가 현저히 낮아져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여실히 느낀다. 이미 에너지가 바닥까지 소진이 되어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피로한 상태이다. 그럼 이때 머리는 저절로 생각을 멈춘다. 이대로 남은 에너지를 다 가져다 쓰면 방전이 되어버린다는 것을 나의 몸도 저절로 아는 것이다. 이때는 그저 가만히 누운 채 아무런 생각 없이 아무런 감정소모가 되지 않는 영상 혹은 노래들을 들으며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할 뿐이다.


그러다 거의 0%에 가까운 날에는 그저 누워 내일 다시 에너지가 차오르기를 간절히 바라며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이렇게 잠을 자고 일어나서 다시 60-70% 정도의 에너지가 차오르면 다행이지만, 어떠한 날에는 간혹, 너무나 피곤이 쌓인 날에는 잠을 자고 일어나도 반 정도의 에너지도 다시 차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럼 나는 눈을 뜨자마자 그 하루가 너무나도 두려워진다. 있지도 않은 에너지를 끌어다 써야 하는 하루에 아찔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주말이 나의 에너지가 가장 높을 때이고, 평일에는 그나마 주말에 푹 몰아쉬어서 그런지 월요일이 가장 높다. 그러다 날이 갈수록 차오른 것이 점차 줄어들어 금요일이 에너지가 가장 낮다. 그래서 금요일마다 집으로 돌아와 늦게 자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이미 방전이 되어버린 나의 몸은 나를 9-10시에 잠들게 만들어버린다. 그렇게 푹 자고 일어나면 또다시 토요일부터 살아난다. 그렇게 반복된다. 요즘 들어 일정 이상으로는 에너지가 회복이 되지 않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날이 더워져서 그런 것일까. 아무튼 그래서 나는 종종 그런 생각을 한다. 모든 전자기기에 있는 배터리표시처럼 사람에게도 배터리표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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