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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 Sep 15. 2023

이게 바로 감낳괴..? (감성이 낳은 괴물)

도쿄 워홀일기 4 (2023/09/06)

오늘은 그저께 무리한 탓에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은 나를 배려한다고 자매들이 우리 집으로 찾아오기로 했다. 그 덕에 나는 오늘 아침부터 늦장을 부리며 느긋하게 일어났다. 첫날에는 눈물이 나며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낯설던 이곳이 이틀이나 지났다고 벌써부터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무언가 이제는 ‘내 집’이라는 말이 조금은 자연스럽게 붙여지게 된 것 같다. 나도 아직 집 주변을 구경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 자매들과 함께 집 주변을 탐방하기로 했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너무나 괜찮고 좋은 동네라 놀랐고 기분이 좋았다. 실제로 보지 못하고 고른 탓에 걱정이 컸는데 생각보다 치안도 너무나 좋고 집의 상태도 괜찮아 다행이었다. 조용하지만 주변에 있을 것이 다 있고 집 근처에 흐르는 강과 공원이 있어 정말 살기 좋은 동네였다. 그런데, 그 덕에 누가 봐도 외국인관광객으로 보이는 우리가 그곳에 있자 동네 사람들은 신기한 듯 우리를 힐끔거리며 쳐다보았다. 그들의 눈빛은 마치 ‘이 주택가에 뭐가 볼 게 있다고 왔을랑가.. ‘하는 그런 류의 눈빛이었다. 게다가 내가 일본어를 하니 더욱더 신기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나였어도 그랬을 것 같기 때문에 그들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웃음)


구경을 하는 김에 집 주변 마트에도 가보고 편의점에도 가보고 공원에도 가봤다. 이렇게 시끄러운 도심지에서 벗어나 조용한 하루를 보내니 너무나 마음이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최근에 지칠 때로 지쳐서 그런지 이런 조용함이 간절했다. 지금 마음으로서는 신주쿠나 하라주쿠보다도 집 근처가 더욱이 좋다. 한 동안은 집 근처에만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생각한 일본은 딱 이런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아, 집의 단점이라면 단점인 것이 한 가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역에서 조금 멀다는 것이다. 그 탓에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타야만 하는데 그러면 가뜩이나 비싼 교통비가 더더욱 비싸져 지금 자전거를 사야 하나 고민이다. 일본 영화와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던 자전거가 실은 감성 때문이 아니라 비싼 교통비 탓에 어쩔 수 없는 생존수단템. 즉, 실제 삶 그대로였다는 것을 나는 요 근래 들어서야 깨닫고 말았다. 이것이 바로 감성이 낳은 괴물, 영화가 낳은 괴물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자전거 하나 사두면 운동도 되고 날씨가 좋을 때 밖에 나가 탈 수도 있으니 좋을 것도 같다. 한 번 찾아봐야겠다. 아, 그리고  내일은 드디어 그렇게나 다시 가고 싶어 했던 교토에 간다. 과연 5년 만에 가는 교토는 어떤 느낌일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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