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거림
격렬하게 죽고 싶다가도 격렬하게 살고만 싶어진다. 생명의 위대함과 존엄함을 느끼면서도 생명이라는 것이 끈덕지고 가증스럽다. 삶이란 것이 찬란하면서도 그 무게를 느낄 때면 너무나도 고통스럽다. 그것들을 바닥에 아무렇게나 내팽개쳐 놓고 싶으면서도 깨끗하고 질 좋은 보자기로 조심스레 감싸 내 품 속에 꼬옥 안겨놓고 싶다. 단 한 톨의 미련이 없다가도 무수히 많은 미련들이 어느새 줄줄이 생겨난다. 커튼을 치고는 컴컴한 방 안에 누워 아무런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싶지 않다가도 1분 1초를 헛되이 보내고 싶지가 않다. 시간이 껑충껑충 빠르게 지나가버리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하다가도 멈출 줄 모르고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아무런 허기를 느끼지 못하다가도 갑작스레 맹렬한 허기를 느낀다. 어느 것에서도 애정과 욕구를 느끼고 싶지 않다가도 어느 순간 그것들을 거칠게 갈구한다.
이런 삶을 대하는 나의 모순적인 모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