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거림
너의 희미하게 내쉬는 숨소리와 자그맣게 콜록이는 기침 소리를 들을 때면 나는 왠지 모르게 안정이 돼. 그 소리가 내게는 마치 네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증거 같이 느껴져서, 내 곁에 누워있는 네가 나의 상상 속의 거짓이 아닌 실재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줘서 나는 안심이 돼. 모두가 잠든 시각, 시계 초침소리만이 울리는 그 넓은 방 안에서 아무리 눈을 여러 번 깜빡여봐도, 손을 아무리 허공으로 뻗어봐도 아무것도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그 어두컴컴한 어둠 속에서 너의 그 가냘픈 숨소리가 내 귓가에 들리면 나는 금방 마음이 고요해져. 불안감으로 요동치던 나의 마음은 서서히 원래의 박동을 되찾고, 불안으로 흔들리던 눈동자는 점차 안정을 찾아가. 불안 속으로 빠지려고 할 때마다 들려오는 너의 그 작게 콜록이는 기침소리는 나에게 뜬 눈으로 지새워야 했던 수많은 밤들 속에서 내 마음을 달래주는 작은 위로였어. 그 자장가와 같은 소리를 들으며 나는 점차 몽롱해져 가는 의식 속에서 너의 그 달큼한 숨소리에 맞춰 조심스레 나의 호흡도 깊게 들이마셨다가 후우 하고 내뱉어. 그럼 난 내 안에서 나를 괴롭히던 모든 나쁜 것들이 그 날숨과 함께 다 내뿜어져 나가는 듯한 기분을 느껴. 그 흉내 속에서 나는 정화가 되는 것만 같아. 그 호흡 속에서 단단한 위로를 받아. 그때서야 난 드디어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는 것만 같은 기묘한 감각을 느껴. 이것은 고요히 모두가 잠든 시간 속에서만, 저편으로 날아가는 의식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위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