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거림
사방에서 전달되는 크고 작은 자극들이 내 귀, 내 눈, 내 코에 도달할 때면 나는 내 두 눈을 질끈 감아버리고 만다. 그 자극들이 더는 견딜 수 없어 숨을 꾹 참고는 더는 숨쉬기를 포기해 버린다. 폐가 '펑' 하고 터져버릴 때까지. 양쪽 귀에 이어폰을 꽂고는 사소한 외부의 소리도 내 귀에 도달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양손으로 내 머리를 부여잡고는 도저히 내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을, 불안한 상황들을 생각한다. 왜 항상 그 자극들은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나는 왜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인가. 문을 열고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사방에서 날아오는 날카로운 자극들. 그것들이 내 신경을 갉작거린다. 그것에 결국 내 안의 평화는 깨져버리고 만다. 내 마음도 부풀다 ’펑‘하고 터져버리고 만다. 온갖 더러운 것들이 그 안에서 흘러넘치고, 그 속에서는 악취가 새어 나온다. 난 코를 막고는 얼른 그곳을 벗어난다. 익숙해질 듯 익숙해지지 않는 이 일련의 과정들. 시간이 지나 터져버린 마음속에는 어느덧 새로운 마음이 생겨난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것 또한 ‘펑’ 하고 터져버려 고름이 흘러내리고 악취를 풍겨 결국 난 도망치듯 그곳을 벗어나고 말 것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