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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 May 08. 2023

스위치 끄 듯 끌 수 있다면

내가 살아가는 방식(2023/05/01의 기록)

생각을 스위치 끄 듯 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언제나 머릿속은 멈추지 않는 생각들로 가득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면서도, 잠을 자려 누워도 끊임없는 생각들로 내 머릿속은 매 순간 가득 차 있다.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해도 자꾸만 떠오르는 이 생각들. 그 때문에 매번 정신이 피로해 “이제 그만!!”이라고 외치며 머릿속에 존재하는 생각의 문을 닫아버리고만 싶다.


누군가 내게 “너는 어떤 생각을 하니?”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생각을 해”라는 답을 할 것이다. 정말 모든 생각을 한다. 한가지 생각이 떠오르면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와 관련된 다른 생각을 한다. 그리고 다른 생각을 하다 보면 그 생각과 관련된 또 다른 생각들이 떠오른다. 마치 마인드맵처럼 모든 생각들이 이어져 있다. 끊임없는 생각들이 연결고리처럼 연결되어 있다. 어느 누가 볼 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앉아있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나는 그 순간에도 끊임없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 그로 인해 나는 항상 예민하고 피로하다.


진정 쉬는 것이란 아무런 고민과 생각 없이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하며 그 여유로운 시간들을 즐기는 것이지만, 불가항력적으로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는 나에게는 그런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어떻게 보면 나의 글 주제가 메마르지 않은 것은 나의 이 끊임없는 생각들 때문이기도 하다. 찰나에 본 어떤 무언가에도 그것과 관련된 수많은 생각들이 떠오른다.


그러면 나는 그 생각들을, 그 주제들을 잊을까 봐 바로 메모장을 켜 지금의 생각들을 짧고 빠르게 적는다. 그래서 나의 메모장을 항상 무언가의 글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어떻게 보면 나의 이 무거운 머릿속을 비워 내기 위해 글을 쓰는 것도 있다. 이렇게 글로 생각들을 덜어 내다 보면 머릿속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듯한(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쩌면 나는 평생 글을 써야 하는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하루라도 글을 쓰지 않으면 마음과 머리가 답답하고 무거워 미칠 것만 같다. 글을 쓰기 위해 이 메마르지 않은 생각들이 좋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 생각들의 무게를 견뎌내기에 나는 그만큼이나 단단하고 성숙지 못하다. 그래서 난 오늘도 이렇게나마 나의 생각들을 글로 덜어냄으로써 머릿속을 비운다. 그것으로 조금이나마 숨이 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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