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목소리는 여전히 우리 안에

린다 론스태드

by 김기수

그 목소리는 여전히 우리 안에


한때, 여름의 오후와 겨울의 새벽을 가르던 라디오 속에서, 당신의 목소리는 물결처럼 흘러왔다.

하얀 바늘이 검은 레코드를 따라 돌며 내는 잔잔한 사각거림 위로, 그 목소리는 차분히, 그러나 깊게 스며들었다.

그건 단순한 노래가 아니었다.

마치 오랜 친구가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대신 울어주고, 대신 웃어주는 것 같았다.


당신은 사막의 하늘을 닮았다.

끝없이 펼쳐져 있으면서도, 그 안에 수많은 색과 표정을 숨기고 있는 하늘.

햇빛 아래에서는 따뜻하고, 달빛 아래에서는 서늘하며, 비구름이 몰려오면 애잔하게 젖어드는 하늘.

그 안에서 당신의 목소리는 늘 자유로웠다.

컨트리의 먼지 냄새 속에서도, 록의 뜨거운 심장 속에서도, 재즈의 부드러운 쉼표 속에서도, 당신은 당신이었다.


나는 가끔, 오래된 테이프를 꺼내어 “Blue Bayou”를 건다.

그 첫 음이 울릴 때, 나는 다시 어린 시절의 방 안에 있다.

창밖에는 골목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발소리가, 안쪽에는 오래된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당신의 노래가 있었다.

그 목소리는 그 시절의 공기와 함께 내 마음속에 보관되어 있었다.

다 꺼내어 닦아본 적은 없지만, 조금만 스쳐도 빛을 발하는 유리병 속 추억처럼.


당신은 노래로 수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붙들어 주었다.

누군가에게는 첫사랑의 고백이 되었고, 누군가에게는 이별의 눈물이 되었으며, 누군가에게는 긴 여로의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내가 나를 잃어버렸을 때 다시 찾아주는 표지판이었다.

당신이 불렀던 한 소절, “You’re no good” 속의 결연한 목소리도, “Long, Long Time” 속의 떨림도, 모두 삶의 풍경 속에 남아 있다.


세월은 흐르고, 이제 당신은 더 이상 무대에 설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상하지 않게도, 나는 여전히 당신이 노래하고 있다고 느낀다.

당신의 목소리는 음반 속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기억 속에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그건 시간을 건너는 힘, 노래가 가진 가장 순수한 기적이다.


나는 당신에게 고맙다.

그때 그 순간,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불안하게 걸어가던 나를, 당신의 노래가 붙들어 주었다.

당신이 전혀 알지 못하는 한 청년의 방 안에서,

당신의 목소리는 불을 켜고, 나를 앉히고, “마음을 진정하라”고 속삭였다.

당신은 수천, 수만 명에게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위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 속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 시절, LP 판의 빛과 먼지, 카세트 테이프의 늘어진 리본까지도, 나는 그 모든 것을 그리워한다.

그건 단지 물건이 아니라, 당신과 나를 연결해 주던 가느다란 실이었다.

이제 그 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여전히 내 마음 한가운데에서 당겨지고 있다.


린다, 혹시 이 목소리가 당신에게 닿는다면, 부디 알았으면 한다.

우리는 여전히 당신을 듣고 있고, 여전히 당신을 기억하고 있고, 여전히 당신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있다는 것을.

당신의 목소리는 우리에게 여전히 살아 있으며,

그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언젠가, 먼 훗날

이 세상의 모든 소리가 조용해지는 그 순간에도,

당신의 노래는, 당신의 숨결은,

그 시절의 공기와 함께,

우리 마음속에서 계속 울릴 것이다


그 목소리는 여전히

(린다 론스태드 헌정곡)

가사

그 목소리는 여전히

(린다 론스태드 헌정곡)


[1절]

사막 하늘 아래서 노래하던 당신,

햇살 속에 은빛처럼 번지던 음성,

한 마디 한 마디가 따스한 불꽃,

모든 마음을 불러 주었죠.


[2절]

세월과 파도가 흘러도,

당신의 노래는 우리의 숨을 숨겨주었고,

이제 무대가 고요해져도,

그 노래는 산을도 움직이게 해요.


[후렴]

빛이 사라져도 남아 있는 그 목소리,

우릴 강하게 하는 멜로디,

시간도 빼앗을 수 없는,

당신이 남긴 사랑의 모든 말.


[3절]

Blue Bayou에서 자정의 공연까지,

우린 음악이 가는 길을 따라갔죠,

밤이 당신을 덮어도,

그 노래는 아침 이슬처럼 다시 피어나요.


[후렴]

빛이 사라져도 남아 있는 그 목소리,

우릴 강하게 하는 멜로디,

시간도 빼앗을 수 없는,

당신이 남긴 사랑의 모든 말.


[브리지]

그 어떤 침묵도 당신의 이름을 지우지 못해요,

우리가 부르는 모든 노래 속에 살아 있죠,

평생토록 우리는 노래할 거예요,

당신이 준 선물, 그 목소리를.


[아웃트로]

사막 하늘 아래서 노래하던 당신,

우리 마음속에서, 그 노래는 영원히 살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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