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저도 일하기 싫어서요.
책임라는 단어는 참 묘하다.
어떤 이에게는 무거운 짐이고, 어떤 이에게는 가볍운 깃털이다.
우리는 자신의 그림자에게 한없이 관대하면서, 타인에게는 가혹한 채찍질을 한다.
내 한계는 다 이유가 있고, 남이 해야 할 일은 당연한 의무라 명명한다.
말하는 자와 행하는 자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강이 흐른다.
한쪽 강둑에서는 타인을 향한 조언이 메아리치고, 다른 쪽에서는 자신만의 침묵이 자라고 있다.
남에게는 "할 수 있다"고 열변을 토하면서, 자신에게는 "나는 힘들지만 너는 할 수 있잖아"라고 이상한 면죄부를 쥐어준다. 이 모순 속에서 우리는 자신만의 이중잣대를 완성해간다.
결국 모든 핑계는 책임회피의 예술작품이 된다.
말하는 자는 영원히 말하고, 행하는 자는 묵묵히 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