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겐 그저 식은 물이나 담기는 것이 어울린다 믿는, 오래된 찻잔이 하나 있었습니다.
누군가 차가운 흙탕물을 부어도 그저 묵묵히 제 몸을 내주었습니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겁니다.
그 잔이 본래 세상 가장 귀한 찻잎을, 가장 따뜻한 온도로 우리기 위해 빚어졌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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