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 쪽 좌석에 앉을까, 창가 쪽에 앉을까.
매번 망설이다가 결국 복도 쪽을 선택합니다. 나가기 편하니까요.
누군가에게 "실례합니다" 하고 일어서라고 부탁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하지만 정작 내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몸을 비틀 때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다리를 살짝 오므립니다.
미안하다는 듯이요.
문득 깨닫습니다. 내가 편하려고 선택한 자리가 누군가에게는 좁은 통로였다는 것을요.
반쯤 열린 문처럼, 나는 안으로 들어가지도 밖으로 나가지도 않은 채 그 중간에 서 있었습니다.
세상에는 이런 자리들이 참 많습니다.
애매한 위치에서 양쪽을 다 배려한다고 믿지만, 실은 어느 쪽도 제대로 배려하지 못하는 자리들이요.
그리고 나는 자주, 그런 자리를 선택해왔습니다.
다음엔 창가에 앉아볼까요. 아니면 아예 서 있을까요.
확실한 불편함이, 때로는 애매한 편안함보다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