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애가 끝났다

그리고 또 찾아왔다

by 김열매

사람을 싫어하지만, 혼자 있는 것도 싫어하는 이중적인 사람이 바로 나다. 신경 쓰는 것은 질색이지만, 관심과 사랑받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이유 덕분에 내 곁에는 늘 누군가가 있었다.


하지만 가벼운 만남은 지양하는 터라, 늘 열과 성을 다하여 연애에 임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었다.


‘우리 나중에 결혼하면~’ 따위의 얕은 대화야 수도 없이 오갔지만, 말 그대로 얕은 대화였다. 아무런 힘도 없고, 미래도 그려지지 않는 어리숙한 말장난에 불과했다.


스물일곱의 가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년의 연애가 끝이 나며 다시 혼자가 되었다. 사실 함께 한 시간 대비 그렇게 깊은 사이도 아니었다. X와 나 사이에는 좁히지 못할 간극이 존재했다.


X와 사귄 지 일주일 만에 이미 ’얘랑은 연애만 해야겠는 걸?’이라는 생각에 도달했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만나다 정신 차리고 보니 3년이 흘러 있었던 것뿐이다.


따지고 보면 X의 잘못은 없었다. 그저 서로가 자란 환경이 너무 달랐던 게 이별의 이유다.


“난 남의 집에 안 살아봐서, 월세나 전세는 조금 그래. “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그 말이 귀에 맴돈다. 서민 중에 전월세에 살고 싶어서 사는 사람이 있나? 누구나 돈만 있다면 매매를 하고 싶지. 참, 나와 다른 세상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태생적으로 부유하게 자란 사람과 어렵게 자란 사람은 기본 설정 값부터 달랐다.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도 없이 그게 X와 헤어진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분명 내가 헤어지자고 했는데, 묘하게 차인듯한 기분이라 씁쓸했다. 애정은 끝났어도 정이 남아 한동안 힘들었지만, 금세 극복 할 수 있었다.


X와 이별 후 우연이 겹쳐 잠시 짧은 연애를 하기도 했지만, 결국 상처만 남긴 채 끝이 났다.

연달아 이별을 맞으니 다시 일어 설 힘이 나지 않았다. 애초에 결혼 생각도 딱히 없고, 돈도 없는데 뭣하러 연애 따위에 힘을 쏟나 회의가 들었다. 그래서 연애를 하지 않기로 선언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선언한 지 한 달 만에 남자 사람 친구에게 고백을 받았다. ​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