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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청안 에세이작가 Dec 11. 2019

이로운 이별이라는 게 있지

사랑하는 동생의 이별에 아파하며...

   누가 초콜릿 하나만 사줘도 하루 종일 행복하던 때가 있었어. 그런데 이제 초콜릿 달아서 잘 안 먹어. 쓴 커피도 잘 마시고, 어지간히 특별한 일이 아니면 기쁜 감정이 잘 생기기 않아. 놀이동산에 가본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어. 회전목마를 타러 가면 예전처럼 꺄르르 웃을 수 있을까?

   과거에 나는 여리고 약했어. 뭘 잘 몰랐었고. 아무 일 없어도 스치는 바람에 옷깃만 나풀거려도 눈물이 날 것 같은 날이 있었어. 그런데 이제 누군가 나를 미칠 듯 화나게 해도 어금니 꽉 깨물고 웃을 수 있어. 그렇다고 내가 어른이 된 건 아니겠지. 나이 먹어 어른이 되어가는 게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니고. 

   살다 보면 죽을 것 같은 이별도 있더라고. 그 구렁텅이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던 날들도 있었어. 그런데 이제 타인의 이별을 보면 현명한 이별이라는 게 보여. 이별 후에 일어날 일들이 얼마나 찬란하게 빛날지 알 수 있으니까.   

   한순간 차가워져라. 사랑하는 내 동생. 이별은 너를 어른으로 만들어 준 담배보다, 군대보다, 학교보다 이로운 과정일 테니. 차갑게 얼어서 그냥 부서져도 좋아. '얼음 꽃', '눈 꽃'이 어딘가 닿는다면 반드시 촉촉해질 것이고, 그 촉촉함이 새싹을 틔울 테니. 누군가로 인해 기뻐했다면, 눈물 흘렸다면 그 자체로 감사하자. 차가운 이별이 너를 찬란하게 해 줄 순간을 고대하면서. 누나가 함께 할게.


[데코레이션 케이크]

달콤한 것들이 늘 이로운 것은 아니었지. 아마…

그래서 어른들이 어르신이 되어갈수록 단 것을 싫어하시는 걸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 오래전에 써 두었던 글입니다. 동생은 과거 연인에게 받았던 상처를 모두 털어내고 새 연인에게 복종(?)하면서 잘 지냅니다. 행복하게. 저보다 먼저 결혼할 것 같아요. 아픈 기억을 새로운 사랑으로 극복해낸 동생과 그런 동생에게 안식처가 되어주는 제 동생 여자친구님!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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