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청안 에세이작가 Dec 23. 2019

변하지 않을 것을 위한 시(詩)

‘변하지 않을 사랑만을 사랑해서’  미안해


   "너 변했어!"로 시작되는 연인 사이의 비극이 있다. 존재는 대부분 변화가 시작되면 버림을 받는다. 보풀이 일어난 옷과 녹슨 가위, 고장 난 전자제품은 버려진다. 반짝거리지 않는 것, 내 마음에 파장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들을 우리는 ‘아름답다’고 부르지 않는다. 사랑도 그렇다. 함께 나누었던 반짝거린 시간,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그 반짝임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름다움을 거둔다. 변하지 않을 것을 약속함이 무색하게.


   보통의 우리들은 변하지 않을 것을 사랑한다. 어쩌면 변하지 않을 내 마음을 믿고 내 감정의 동요를 사랑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만을 사랑할 수는 없다. 변하지 않을 것이란 원래 없으니까. 사람도 사랑도 다 변한다. 그게 자연스러운 세상의 이치인 거지. 그래서 조금은 슬프다. 이제 변하지 않을 사랑만을 사랑한, 내 과거에 미안한 안녕을 고한다.



https://brunch.co.kr/@baby/11 

https://brunch.co.kr/@baby/12

https://www.instagram.com/p/B6ImNlvJwBW/?utm_source=ig_web_copy_link


매거진의 이전글 고모의 죽음이 내게 남긴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