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을 사랑만을 사랑해서’ 미안해
"너 변했어!"로 시작되는 연인 사이의 비극이 있다. 존재는 대부분 변화가 시작되면 버림을 받는다. 보풀이 일어난 옷과 녹슨 가위, 고장 난 전자제품은 버려진다. 반짝거리지 않는 것, 내 마음에 파장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들을 우리는 ‘아름답다’고 부르지 않는다. 사랑도 그렇다. 함께 나누었던 반짝거린 시간,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그 반짝임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름다움을 거둔다. 변하지 않을 것을 약속함이 무색하게.
보통의 우리들은 변하지 않을 것을 사랑한다. 어쩌면 변하지 않을 내 마음을 믿고 내 감정의 동요를 사랑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만을 사랑할 수는 없다. 변하지 않을 것이란 원래 없으니까. 사람도 사랑도 다 변한다. 그게 자연스러운 세상의 이치인 거지. 그래서 조금은 슬프다. 이제 변하지 않을 사랑만을 사랑한, 내 과거에 미안한 안녕을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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