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가짐

by 남정은

서점에 가도, 옷가게에 가도, 잡화점에 가도 어김없이 느끼는 똑같은 감정이 있다.

갖고 싶다.

보기 전에는 기척조차 없던 그 감정이 갑자기 나를 뒤흔든다.

마치 원래 내 것인 것을 찾은 것마냥, 이걸 그냥 놓고 가면 절대 다시 만나지 못할 것마냥

내 손아귀에 넣고 싶어서 안달이 난다.

그렇게 가진 것은 집에 두자마자 짐이 된다.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후회는 안간힘을 써서 내리누른다.

그래봤자 별 수 있나.

버티고 버티다 중고로 내놓는 게 정해진 수순이다.

처음엔 쓴 돈이 아까워서 쉽사리 금액을 내리지 못한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야금야금 금액은 내려가고

나중엔 아예 나눔으로 치워버린다.

단지 비좁은 집의 숨통을 틔우려고 넘겨 버리는 것이 아니다.

내 마음을 한 자락이라도 더 넓히려 그렇다.

무엇을 가지는 순간 마음 속에는 집착이 들어찬다.

아껴 써야지, 오래 써야지, 깨끗하게 써야지, 조심해서 써야지, 그리고 언젠간 꼭 써야지.

이런저런 조바심이 마음을 어지럽히고 바람대로 되지 못했을 때는 아예 속이 뒤집어진다.

사람의 마음은 형체가 없는데도 신기하게 좁고 넓음은 말할 수 있다.

나는 가지고 싶던 걸 가질수록 어쩐지 마음이 좁아지는 기분이었다.

콩알보다 작은 얼룩에 몇날 며칠을 속상해하기도 하고

바로 옆 사람의 기분보다 물건을 먼저 챙기기도 했다.

눈에 보이는 것을 지키려다 보니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잘 보지 못했다.

소중한 것을 가지면 나라는 사람이 더 소중해질 줄 알았는데 보란듯이 틀렸다.

가진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가지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기분이 전부가 아닌 사람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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