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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Nov 22. 2022

지극히 밝은 암흑과 같은 어떤

「나를 만지지 마라」 몸의 들림에 관한 에세이, 장 뤽 낭시 읽기(11)



1. 

 신성의 광휘는 '무덤이 파인 자리로부터 반사'되지 않는다. 오직 떠남으로 시작되는 '우여곡절'에서 빛나는. '볼 수 있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의 기이한 엉킴. '접촉면이 없는 마주침'은 울타리를 공유하지 않는 절대적 낯섦에서 시작한다. 상대를 '요청'하며, '배척'하는 전언 철회의 낯선 들림. '포옹이 없는 근접'은 '낮과 밤의 접촉 불가능'에도 불구하고 다가갈 뿐이다. 텅 빈 장소의 더 깊은 중심, 매혹적인 어떤.


2.

 '부활'은 '무덤에서 나온 게' 아니다. 전혀 다른 곳에서 도착한 이는, '깊은 어둠을 그대로 둔'채로 마주한다. '빛과 어둠이 서로 접촉함 없이 교대하는' 장소. 그는 그곳에 '깊숙이 파묻힌' 채로 빛난다. '상호 매개나 변환' 없이, '상대방의 진실이 되는 자리'. 기이한 단 한 점은 서로가 서로를 밀어내는 장소이자, '지속적인 비움' 속에 더 깊이 파인 곳이다. 오직 '그 자리를 열면서 빛나는' 지극히 밝은 암흑과 같은 어떤.


(47~50p) 메 무 합투ㅡ놀리 메 탄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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