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져 있는 선물을 건네는 기이한 손길
모리스 블랑쇼,「기다림, 망각」 읽기(22)
1.
오직 망각함으로 거기 있을 수 있다는 서늘함. '지연'되고 '저항'하는 모든 현전은, 이미 부재한다. 진실을 알면서, 잊어버리는 참혹한 고통. 그것을 행복이라 말하는 언설은, 오직 '죽어감'을 환대할 뿐이다.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불가능한 요청. 두려울 뿐인 빛은 우리 사이로 들어온다. 다시 만날 수 없는 장소를 열며, 기억되지 않는 공간을 이어주는. 기이한 손길은 '숨겨져 있는 선물'을 건넨다.
2.
명백한 현현 속에 외면되는, '피할 수 없는 거절'. 기이한 망각은 '생각 밖'에서 완성된다. '고유의 이미지' 그대로를 보는 '놀라움'. '자신의 현전' 안에서 분리된 연결은 다시 기다릴 뿐이다. '스쳐 지나감' 안에 있는 고통스러운 만남. 오직 '아무것도 알지' 못할 때에만, 서로를 알아가는. '한계가 없는 공간'은 '감추어진 것'과 만난다. 결코 좋아할 수 없는 오래된 짐승과의 '대면'.
(73~7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