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
아무리 큰 잘못이라도 그에 맞는 변명을 찾고 붙일 수 있다는 말
우리 아이를 재수종합반 등 학원에 보냈다면 1달이 고비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1달 안에 학원을 그만 둘 확률이 매우 높다는 말이다.
학원을 그만두는 아이들은 대개 부모에게 그럴듯한 변명을 나열한다. 그 사례는 다음과 같다.
(1) 학원 강사가 맘에 들지 않는다.
(2) 강의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3) 인터넷 강의를 들어도 충분할 것 같다.
(4) 학원 시설이 맘에 들지 않는다.
(5) 화장실도 안 좋다.
(6) 급식에 불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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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은 자신이 세운 거창한 계획을 나열한다.
(1) 스스로 계획을 세우겠다.
(2) 스카(스터디카페)나 독서실을 이용하겠다.
(3) 자율적으로 인강을 듣고 복습하면서 공부하겠다.
(4) 필요한 강의를 듣고 자습할 시간이 많으니 훨씬 효율적이다.
(5) 그러면 대학을 충분히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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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들이여! 기억하시라.
만약 아이가 이런 계획을 세웠다고 기뻐하거나 대견스러움이 느껴졌다면 당신은 이미 아이에게 지고 있는 것.
아이들의 말을 바꿔보면 다음과 같다.
(1) 학원 강사가 맘에 들지 않는다.
-> 학원 강사 때문에 몸과 맘이 힘들다.
(2) 강의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 강의를 앉아서 집중해서 듣자고 하니 힘들다.
(3) 인터넷 강의를 들어도 충분할 것 같다.
-> 인터넷 강의는 내가 듣고 싶을 때 알아서 들으니 몸과 맘이 편하다.
(4) 학원 시설이 맘에 들지 않는다.
-> 시설은 내게 또 다른 압박을 주니 힘들다.
(5) 화장실도 안 좋다.
-> 화장실에 자주 가서 앉아 있으면 좋은데 그게 안 돼서 힘들다.
(6) 급식에 불만이 있다.
-> 급식이 아니라 밖에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먹고 커피도 한 잔 하면서 편하게 공부하고 싶다.
결론은 아이들이 힘들다는 말이다. 힘들지 않고 공부하려고 하는데 이걸 머릿속에서 부정하고 방어기제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하는 것이다.
(1) 스스로 계획을 세우겠다.
-> 원래 잘 못하지만 이젠 될 것도 같다. 학원 밖이면 무조건 할 수 있을 것 같다.
(2) 스카(스터디카페)나 독서실을 이용하겠다.
-> 거기는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으니 편하다.
(3) 자율적으로 인강을 듣고 복습하면서 공부하겠다.
-> 누군가 나를 감시하고 생활과 학업을 관리해 주는 게 부담이 된다. 사실 그 관리를 따라가기 힘들다.
(4) 필요한 강의를 듣고 자습할 시간이 많으니 훨씬 효율적이다.
-> 어려운 공부보다는 내게 쉬운 것만 골라서 하고 싶다.
(5) 그러면 대학을 충분히 갈 수 있다.
-> 그건 앞의 일이 되면 저절로 될 것이므로 부모님들은 내 의견해 동의하라.
이로써 우리 아이들이 문해력은 딸리지만 거짓말에는 능숙하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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