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 입원에 즈음하여
너희들은 좋겠다.
형제들이 서로 나서서
장모님 간호를 도맡아 하니 말이다.
나의 형제들은 지독히도 가난하고
모두들 여유가 없어,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아내와 나 둘이서 수발을 들어야 했다.
가난이 죄는 아니지만,
가난을 이겨내지 못하는 건 비극이라고들 하지.
그리고 그 ‘이긴다’는 건
꼭 물질적인 풍요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거야.
그런 의미에서 너희들은
정말 좋은 형제들을 둔 거지.
어쩌면 지금 아내와 막내 처제가
엄마를 모시는 데
더 많은 몫을 맡는 것이
서로에게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장인어른 돌아가시기 전,
내가 당신 품에 안겨 울면서 약속한 말이 있어.
“어머니 일은 걱정 마세요.
형제들도 어떻게든 다독이며 잘 살아가겠습니다.”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하지 못하는 사람의 속은,
누구보다 우리 서로가 더 잘 안다고 믿어.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
그게 부모를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 그리 힘들겠어?
그렇지?
모두 다,
한마음이라 생각한다.
한 가지만 부탁할게.
누구도 우리 집안에서
금전적인 기여를 기준으로
'효심'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잘잘못을 따져서도 안 된다.
기죽어서도 안 된다.
누구도 부모를 모시는 마음을
돈이나 시간, 물질로
환산해서는 안 된다.
다들 잘 알 거라 믿는다.
돌이켜보면, 부모님 돌아가시고
제일 후회되는 건
“조금 더 잘해 드릴 걸…”
하는 그 마음이더라.
돌아가신 후에 비싼 꽃을 사다 드리고,
좋은 관을 마련하고,
유골함을 최고급으로 준비해도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니.
살아계실 때,
조금이라도
마음 편히 지내시게 해 드리는 것 —
그게 가장 큰 효도일 거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너희 형제들은 참 잘하고 있는 거다.
누구도 눈치 보지 말고,
시간 나는 대로
장모님 병문안 자주 가자.
내가 막내 처제에게
병실을 비싸더라도
좀 편한 곳으로 잡아 보자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막내처제와 내 아내가
많은 부분을 감당하게 될 것 같다.
그러니
누구라도
그 둘의 효심을 폄하하지 말기를 바란다.
나는 그 둘을,
아니 너희 모두를 존경한다.
내 동생 둘은 좀 못나고, 못 살아서
어머니 가시는 날까지도
나한테 욕먹었지만,
그래도 핏줄이라 지금도 연락하며 지낸다.
너희는
나보다 훨씬 더
훌륭한 형제들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말이 좀 길어졌구나.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부모님을 모시는 데
가장 중요한 건 마음이다.
부모님 마음 불편하게 하지 말고,
서로를 존중하자.
고마우면 고맙다 말하고,
미안하면 미안하다 말하며 살자.